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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와 언론개혁
조국 사태와 언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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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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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66일 만에 조국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조국 전 장관 개인과 가족은 물론이고 온 나라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장관 한 사람 임명을 두고서 온 국민이 두 패로 나눠 죽도록 싸워댔다. 법무부 장관 자리가 대단한 건지, 조국이라는 사람이 대단한 건지. 만약 조국이라는 사람을 행정안전부나 다른 장관 자리에 앉혔어도 그 난리가 났을까. 분명한 것은 조국사태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더더욱 절감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참에 어떤 방향으로든 검찰개혁은 이뤄져야 하고, 이뤄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언론이다. 이번 조국사태에서 ‘검찰개혁’과 세트로 묶여진 화두는 ‘언론개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국민들은 검찰이 흘려주는 정보만을 가지고서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촛불광장에서 성난 민심은 ‘기레기 아웃’을 줄기차게 외쳐댔다. 그러다 유시민씨의 알릴레오가 김경록 PB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영방송인 KBS와 검찰의 짬짜미 의혹을 폭로하면서 언론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조국 장관 사퇴 발표 직후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지금의 대한민국 언론은 무한한 자유와 엄청난 권력을 누리고 있다. 반면에 책임은 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주어진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함부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은 공정한 심판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일부 언론은 직접 선수로 뛸 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지휘하기까지 한다. 특정 정파의 대변자 역할은 물론이고 그 정파를 독려하고 지시하는 감독 역할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맘에 들지 않는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힘을 갖고 있는 언론이 일개 장관과 국회의원 날리기는 일도 아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과 언론 모두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또한 선출된 정치권력은 유한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검찰과 언론의 권력은 무한하다는 점 역시 같다. 검찰은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견제장치와 입법을 통해 개혁을 실천할 수 있다. 반면 민간기관인 언론은 제어할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개혁이 쉽지 않다. 국가가 나서면 언론탄압, 언론간섭의 위험성도 있고, 언론계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론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이 망라한 위원회에서 언론개혁의 방향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신문업계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신문 구독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방송업계 역시 해마다 적자 폭이 커지는 등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신문과 방송 보도가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무책임하며, 품격마저 떨어져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신문과 방송에 대한 불신이 계속된다면 신문과 방송 산업 모두가 공멸할 것이다. 언론은 살기위해서라도 ‘보다 책임 있고 품격 있는 언론’으로 변화해야 한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서 공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론이 책임감을 갖고 공정성과 품격을 지켜야만 그들이 원하는 언론자유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고 품격을 갖춘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언론이 자율적으로 개혁해야한다. 최소한 치욕스러운 ‘기레기’ 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언론이 스스로 개혁의 길을 갈 것 같지 않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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