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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의 종말
돈 선거의 종말
  • 백성일
  • 승인 2019.10.20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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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부사장 주필

선거 때마다 돈선거의 유혹을 내치기가 쉽지 않다. 후보들의 선거운동은 애경사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요즘처럼 결혼 시즌에는 주말마다 몇건씩 결혼식장을 찾아다니면서 혼주 눈도장을 찍는 게 일과다. 환절기라 애사가 많아 일일이 돈 봉투 들고 장례식장에 가서 상주를 만나면서 조문객들과 악수하기에 바쁘다. 5만원 고액권이 나온 이후에는 축·조의금도 인플레가 생겨 5만원짜리 한장 넣기가 낯간지러운 때가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친·불친에 따라 더 넣어줘야 할 사람도 있어 이래저래 깨지는 게 북장구 마냥 돈이라는 것.

축·조의금 전달했다고해서 다 표 찍어 주는 것도 아니다. 후보들도 그런 줄 알면서 모두가 다 하기 때문에 자신만 안할 수가 없다는 것. 모두가 애경사장에 얼굴을 내미는데 자신만 빠지면 불이익을 보지 않을까해서 보험금처럼 생각하고 찾아간다. 문제는 액수다. 사람 맘이 조석으로 변하기 때문에 사람 마음을 묶어둘 수가 없어 돈봉투를 건넨다는 것. 경제력에 따라 후보경쟁력이 애경사장에서 판가름 난다. 아무래도 돈 많이 넣어주면 알게 모르게 약발을 받기 때문에 후보로서는 돈을 쓸 수 밖에 없다.

선거법이 강화돼 돈을 주고 받다가 걸리면 패가망신 당하는 걸 알고서도 은밀하게 돈봉투를 주고 받는다. 흔히 돈 쓰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농협장 선거 때 3일전에 돈 쓸 요량으로 돈을 확보해 놓고도 무서워서 돈을 못써서 낙선했다고 한 후보가 고백한다. 이 후보는 초반에 겉공기가 유리해 나중에 돈을 쓰려고 했지만 상대 후보들이 조직을 통해 돈을 써온터라 결과는 그 정반대였다는 것. 유권자들이 표심을 정할 때 주고 받는 정리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실탄인 선거자금인데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구가 광역화 돼 최소 몇십억은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 현역은 현역프리미엄이 작용해 큰 돈 안들이지만 도전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 지역마다 선거가 잦다보니까 선거꾼들 한테 주는 돈도 만만치 않다. 조직관리를 위해 명절때 뭉칫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농촌에서 유권자의 수준이 낮아서 돈봉투를 받는 게 아니라 선출직이 되면 누리는 혜택이 많아 어느 정도는 환원측면에서 내놓아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억대의 국회의원의 세비나 지방의원의 의정비 그리고 조합장이 받는 월급등을 알기 때문에 분배차원에서 어느정도는 내놓아야 한다는 것.

선거때마다 돈 선거의 폐단을 알고서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후보와 유권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다. 이항로 진안군수가 명절 때 홍삼선물세트를 돌린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아 군수직을 상실 한 게 본인잘못이지만 선거풍토도 문제라는 것. 송영선 전 진안군수는 선거 때 진 빚을 못갚았는데 그걸 법원은 뇌물로 판단해 7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돈 써서 당선된 후보들은 본전챙기려고 못된 짓을 꾸민다. 결국 시·군정이 갈지자 행정으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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