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1-19 22:11 (화)
지역현안 침해 당할 때 정치권은 뭘 했나
지역현안 침해 당할 때 정치권은 뭘 했나
  • 기고
  • 승인 2019.10.22 20: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작년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례는 우리지역의 정치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996년 설립된 군산공장은 부평공장(1983년 설립), 창원공장(1991년 설립) 보다 후발 공장이라서 설비상태가 좋은 회사였다. 부평,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각각 인천과 마산으로 옮겨져 배에 실렸지만 군산공장은 바로 옆에 전용부두가 있어 물류환경도 더 나았다.

경제적인 논리로는 경쟁우위에 있는 군산공장이 폐쇄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부평, 창원공장은 살아 남았고 군산공장은 문을 닫게 됐는가.

부평은 수도권 경제와 민심에 직결된 곳이고,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다. 창원은 국회의원 숫자(5명)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정도에서 군산을 앞지른다. 이런 정황상 군산공장은 정치논리로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 시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에 빼앗길 때도 그랬다. 토공은 전북, 주공은 경남에 예정돼 있었지만 두 공사가 통합되면서 규모와 직원들 선호도에서 경쟁열위인 주공 예정지역의 경남에 내줘야 했다. 당시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우리지역 국회의원들한테는 “결정된 게 없다”며 우는 아이 달래듯 했고, 경남 국회의원들한테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 입으로 두말 하면서 결국 경남으로 가져갔다.

‘LH 침탈’은 MB정부에서 이뤄진 일이지만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는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났다. 한국지엠은 정부 지분이 17.2%나 되고 정부가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고 천명한 호조건에서도 군산공장을 지켜내지 못했다.

우리지역 정치력의 한계다. 전북은 정치논리와 힘의 한계로 번번이 뜨거운 꼴을 보고 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사람은 떠나고 가게는 문을 닫았다.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됐다.

전북혁신도시에 들어선 한농대의 경북 분교 설치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산하기관인 드론전문교육센터 경주 설립 문제도 우리지역의 허약하고 무기력한 정치력을 실험하고 있다.

한농대 분교 설치는 이개호 전 농축산식품부 장관이 단호하게 부인, 정리되는 듯 했지만 현 김현수 장관은 “용역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전임 장관의 말을 뒤집었다. 이 전 장관은 정치인 출신이고, 김 장관은 차관에서 승진한 걸 감안하면 김 장관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LX공사는 전북도와 협약을 맺고 드론전문교육센터 부지(남원과 진안)를 협의하는 도중에 내부적으로 1순위 후보지를 경주로 정했다 경주 선정은 포괄적 업무협약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다. 한농대, LX 두 기관 책임자는 모두 경북출신으로 정치지향성이 강하다.

이같은 지역현안은 모두 정치의 영역이다. 국정감사에서 근거와 논리로 조목조목 ‘난리’를 칠 법도 했지만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은 선비처럼 얌전했다. 독일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1864~1920년)의 지적처럼 정치인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으로는 면피 받지 못한다. 성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 무기력하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긴가민가 하는 사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각 시군지역에도 비슷한 일들이 많다. 지역의 현안이 침해 받을 때 정치인들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립서비스만 날린 건 아닌지 따져야 한다.

내년 4.15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예비 후보들이 몸을 풀고 있다. 선거는 검증이고 심판이다. 유권자가 매섭지 않으면 정치가 우리를 배신하고, 국회의원이 지역을 우습게 본다. 지역현안에 대한 이해와 열정, 대안능력은 심판의 중요한 착안 사안이다. 눈 부릅 뜨고 지켜 볼 일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일단 칼을 갈자 2019-10-22 20:33:03
한농대총장,LX사장놈이 경북괴라는건 알지만, 일단 지역현안에 무대응한 전북 국회의원들 열놈 모두를 심판하자. 국회의원들은 보좌관을 통한 정보력이 상당한데도 무능한건 도대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