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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자림원 폐쇄 그 후] (중) 여전히 갈 곳 없는 시설 교사들
[전주자림원 폐쇄 그 후] (중) 여전히 갈 곳 없는 시설 교사들
  • 최정규
  • 승인 2019.10.23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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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림복지재단 각종 비리·비위혐의 제보 교사 4명, 지금도 밀린 임금 못받아
생계유지 위해 공사장서 막노동, 적은 임금의 학원 강사 등으로 생계 이어가
과거 자림원 성폭행 사건 불거지자 양심고백으로 자림복지재단에 맞서 투쟁
하지만 학교 폐교 수순으로 일자리 잃어…공립교사 특채, 도교육청 거절

“하~”

과거 자림학교에서 근무한 A교사와의 통화에서 그가 내뱉은 첫 마디다. A교사는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는 물음에 짧고 긴 한숨을 통해 힘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먹고는 살아야죠. 가족도 있는데…”라며 “적은 임금이지만 미술학원 강사도 하고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A씨의 생활고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자림학교의 정규직 교원이었지만 2017년 3월 학교가 폐교절차에 돌입한 뒤 임금이 밀리기 시작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재단에서 임금을 줄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자림복지재단의 비리를 밝히려 한 대가는 이리 혹독했다. 함께 자림복지재단에 대한 비리를 밝히려 노력한 교사 3명의 사정도 비슷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경제상황을 좋지 않았다. 그간 저축해 둔 돈도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다. 점점 압박해오는 생활고에 그들은 공사장 막노동과 학원가 시간강사 등을 택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이들은 과거 ‘전주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며 전주자림복지재단 내 자림원 성폭행사건이 발생하자 뜻을 모아 재단의 비리를 폭로했다. 이들은 함께 근무하는 선생들을 설득해 개개인이 아는 재단의 비리를 모아 2016년 1월부터 민관대책위원회와 전북도교육청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학교 비리 정보를 제공했다. 학생들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재단·학교를 떠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 후 학교가 폐교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그들의 직장도 함께 증발했다. 공립교사 특채를 바랐지만 사회는 냉담했다. 전북교육청은 당시 ‘공익 제보에도 급이 있다’며 특채 대신 명예퇴직을 공문으로 보냈고, 그들은 투쟁을 이어갔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A씨는 “새롭게 시작하는 상황이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며 이후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자림원 성폭행사건’은 자림원 생활시설 전 원장 조모씨 등 2명이 지난 2009년부터 3년 동안 여성 장애인 4명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른바 ‘전주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며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 등은, 징역 13년과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받았고 그 형이 확정됐다.

이에 전북도는 지난 2015년 4월 시설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발생, 성폭력 방지회복 등 조치의무 위반, 주무관청의 기본재산권 처분, 보조금의 목적 외 사용, 회계부정, 외부강사 성범죄 경력 미확인, 각종 인권침해 및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등 7가지 이유로 대표이사 등 임원들의 해임을 명했다. 2015년 12월 14일에는 법인허가도 취소했다.

해임명령과 법인취소결정에 임원들은 “전북도의 해임명령은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다”며 ‘임원해임명령취소’, 법인설립허가취소처분취소‘ 등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자림원 임원들은 소송에서 패했다.

그 와중에 자림학교의 각종 비리와 ·비위혐의를 그냥 볼 수 없었던 교사와 그곳에서 종사하던 직원 대부분은 지금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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