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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돌탑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돌탑
  • 기고
  • 승인 2019.11.05 20: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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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끝난 뒤였습니다. 하늘 높이 떠올랐을 애드벌룬도 북적였을 인파도 온데간데없습니다. 활짝 피어났을 꽃도 향기도 희미합니다. 이미 지기 시작한 구절초 꽃쯤 관심 없다는 듯 누군가 돌탑 앞에 있네요. 산티아고 순례길에 집에서 가져간 돌을 놓고 오듯, 정화수 떠놓고 비나리 하듯, 돌멩이 하나 올려놓습니다. 필경 풀리지 않는 무엇에, 해결되지 않는 어떤 일에 쫓겨 온 성만 싶습니다.

마을 어귀에 서낭당이 있었지요. 돌무더기 위에 돌멩이 던져놓으며 그 앞을 지나곤 했지요. 소망 위에 소망을 올려놓는 돌탑 쌓기,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안식을 얻기 위한 기도겠지요. 돌탑 앞 저이, 진지하기 그지없습니다. 지극정성 쌓다 보면 행여 애간장 녹이는 일 잊기도 하겠습니다. 우리는 평생 기도하며 살지요. 쪼그려 호미로 김을 매는 농부의 일도, 구부려 노를 젓는 사공의 일도 다 기도입니다. 하늘에 고민을 고하는 게 아니라 하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기도라 했던가요? 층 층 돌탑을 쌓습니다. 하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래요, 축제는 아주 잠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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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2019-11-06 19:41:30
돌탑 안에 모난돌, 둥근돌, 작은돌, 큰돌
어우러져 있네요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발에 차이던 돌멩이,
귀한 대접 받고, 소원까지 빌며
층층 쌓아가니 우뚝 솟은 자존심
지대로 단단 합니다
볼품없이 깨지고 부셔졌던 샛돌,
사이사이 둥근돌, 모난돌
벌어진 틈으로 다가가
살며시 등을 대줍니다.
바람 불어도 무너지지 말아라
흔드리며 춤을 추어라
샛돌 같은 기도 돌탑 안에
넣어두고 겨울문으로 들어 갑니다

몸붓 2019-11-06 11:17:39
그래요!!축제는 아주 잠깐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