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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 정치권 개입 말아야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 정치권 개입 말아야
  • 기고
  • 승인 2019.11.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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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전국적으로 체육회장 선거가 한창이다. 전국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가 체육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의원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공포됨에 따라 전국 각급 자치단체가 내년 1월 15일 이전까지 단체장이 아닌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정치에 예속된 시·도체육회를 정치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민간인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체육회는 단체장이 회장을 겸임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받는 것을 무기로 사무처장을 비롯한 체육회 실무책임자들을 선거 캠프 출신이나 연줄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면서 체육인과 각급 경기 단체에 군림하면서 선거 때마다 줄 서기와 홍위병 역할로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체육이 정치에 예속되어 단결은커녕 분열로 얼룩진 경우가 허다했다. 분열의 피해는 엘리트와 클럽 할 것 없이 고스란히 안아야 했다.  

현재 전라북도 체육회장에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10여 명에 이른다.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후보군의 윤곽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지사나 시장·군수의 후광과 지지를 받고 출마하는 후보가 누구라는 설들로 넘쳐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명백히 시대착오적인 발상과 행동이다. 그렇지 않아도 체육회가 정치적으로 오염된 것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 오죽하면 법까지 개정하여 민간인 체육회장을 선출하게 된 것인데 후보자들이 단체장의 후광과 지지를 업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과거로 회귀하며 정치권의 노예의 길로 가겠다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역의 단체장과 정치권도 공개적으로 체육회장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도민에게 천명해야 한다. 내년도 총선을 앞둔 의원들도 자신을 지지하는 후보를 회장에 밀려는 유혹을 과감하게 떨쳐내야 한다. 아직도 어리석게 정치권이나 단체장의 대리인으로 출마하려는 인사는 체육인의 이름으로 단죄해야 한다. 이미 자신의 측근이나 지지자를 회장으로  내세우는 단체장이 있다면 즉각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체육인들 스스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수장을 뽑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회장단 및 집행부와 소통하면 되는 것이다.

전북 체육계는 민간 체육회장 선출을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아 활력이 넘치는 체육계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체육계가 앞장서서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전북은 각종 영역에서 너무 노쇠한 경향이 있다. 좋은 것이 좋다는 현상유지 경향이 강하다. 단순히 나이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른을 모시는 문제와 자리를 차지하고 행세나 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일을 해야 할 자리는 보다 참신하고 열정과 패기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봉사하며 일해야 하는 자리를 군림하거나 대접을 받는 자리로 전락시켜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어르신들은 꼭 회장이 아니라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고문이나 자문위원으로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 도민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낼 것이다. 선후배들이 각자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여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명실 공히 체육인들이 스스로 서며 체육계를 이끌어가는 원년으로 기록되는 아름다운 선거이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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