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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감사거부에 과태료 ‘남원 사립고’…전북교육청 “끝까지 간다”
잇단 감사거부에 과태료 ‘남원 사립고’…전북교육청 “끝까지 간다”
  • 김보현
  • 승인 2019.11.07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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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횡령’민원에 감사 요청했지만 해당 학교 거부…이미 재무감사 했다는 이유
전북교육청 “법령상 감사 횟수 제한 없어, 지속적 거부는 비위 감추려는 위법적 행위로 판단할 것”
학교 측 “감사했는데 중복 감사 부당·감사준비로 학교 운영 차질 우려…과태료는 이의신청”

‘횡령 정황’민원이 제기된 남원의 한 사립고등학교가 전북교육청의 특정감사를 수차례 거부하다 법원으로부터 과태료 인용 처분을 받았다. 사립학교가 교육당국의 감사를 거부해 법적 논쟁으로 번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재판결과와 상관 없이 전북교육청은 “사학 관리·감독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이며, 학교는 “중복 감사·학교 운영 방해”라고 맞서 교육당국과 학교간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이 최근 도교육청의 감사를 거부한 남원의 한 사립고 전 학교장과 행정실장 2명에게 과태료 각 100만 원을 부과했다.

전북교육청이 지난 5월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해당 학교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요청한 것에 따른 것으로,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2018년 12월 학교 회계장부와 지출증빙서류의 조작이 의심된다는 민원을 받아 학교에 특정 감사를 여러 번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재판부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질서위반행위 규제법을 적용해 “학교가 ‘중복 감사’라는 이유로 감사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학교는 “납득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했다.

전북교육청과 학교간 입장차는 ‘감사 중복 가능 여부’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특정감사를 위해 학교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의 회계장부 등 자료를 요구했다. 이 기간 해당 학교는 지난 2017년 12월 재무감사 1회를 받았고,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정감사는 2017년 1회, 2018년 1회 받았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2017년 재무감사 때 2014년 것부터 3개년 자료를 모두 수감했고 문제없이 지나갔다”며 “감사관의 요구는 자료 중복요청”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 48조에 따라 감사횟수를 제한하지 않으며, 재무감사를 했더라도 특정 사안에 대한 감사는 다시 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최근 비리가 불거진 완산학원 역시 이미 재무감사가 끝났지만 특정감사를 통해 혐의를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를 거부하거나 자료 제출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41조를 근거로 한 법원의 결정도 뒷받침됐다.

전북교육청은 “사학의 고의적이고 지속적인 특정 자료 공개 거부는 비위를 감추려 한다는 합리적 의심으로 이어진다”며 “계속해서 특정감사를 재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는 거의 100% 국민의 세금(매년 40여 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연히 교육청이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면서 “해당 학교가 과태료 처분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와 유사한 범죄가 사립학교에서 만연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학부모, 학생 등 국민 모두가 사학비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 역시 완강하다. 학교장은 우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법원의 과태료 부과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해 아직 결론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측 행위가 위법한 것처럼 비쳐진다는 것이다.

학교장은 “이전에 깐깐하게 재무감사를 시행했고 문제 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다시 감사하겠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감사 실시 공문은 보내기 쉬울지라도 이를 준비하는 학교에선 어마어마한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 노력이 학생들에게 가야 하지 왜 똑같은 감사에 낭비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학교 관계자는 “교육청이 횡령 민원과 자료제출 거부 등에 대해 학교에 고발도 했는데, 제보 진위를 확인할 만한 새로운 사실을 평가하기 어렵고 이미 해당 연도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는 학교 측 의견이 인정돼 진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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