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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상(賞) 받기
돈 주고 상(賞) 받기
  • 권순택
  • 승인 2019.11.13 19: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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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지난 10월 말 올해의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해 화제를 모았다. 북유럽 5개국 협의기구인 북유럽이사회(Nordic Council)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환경과 기후에 관한 논의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툰베리는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툰베리는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해 준 노르딕 카운슬에 감사를 표했지만 “기후 변화 운동엔 상이 필요하지 않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약 6000만원(35만 크로네)에 달하는 상금도 거절했다. 대신 툰베리는 “정치인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해결할 과학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10대 소녀의 당찬 발언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주 전국 자치단체들이 홍보비를 주고 상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전국 자치단체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118개 지자체가 263차례에 걸쳐 서울지역 5개 언론사로부터 각종 상을 받고 홍보비로 49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에 따른 홍보비 지급이 가장 많은 곳은 고창군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총 3억3375만원을 지출했다. 이로 인해 고창군은 지난 2010년부터 황토배기 수박으로 10년 연속, 복분자는 2011년부터 9년째 ‘OO브랜드 대상’을 탔다.

돈 주고 상 받기 병폐는 고창군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도 비슷하다. 부안군도 이 기간동안 1억 2375만원을 지출했고 타 시·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수상 실적은 고스란히 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내세운다. 언론 보도자료와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알리고 연말이면 따로 수상 실적만 묶어서 대대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한다.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군의원 등 선출직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CEO리더십…’ 등등 정체도 모호한 상을 받고서 언론과 현수막 등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열을 올린다. 낯부끄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상(賞)의 가치를 모르는 어른들이 10대 소녀 툰베리에게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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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2019-11-21 05:02:05
권순택 기자 참 잘 꼬집었어요.
별4개ㅡ참 잘했어요.
단체장들 문제많음 ㅡ
특히 장수군 박용근의원ㅡ비리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