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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② '도박 빚 50만원이 불러온 참극' 정읍 화물차 사무실 살인사건
[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② '도박 빚 50만원이 불러온 참극' 정읍 화물차 사무실 살인사건
  • 최정규
  • 승인 2019.11.13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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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0일 정읍에서 사라진지 5년 만에 백골사체 발견
사무실서 사체 혈흔, 차량에서 용의자 수 많은 지문 발견
당시 시신 없어 용의자 체포 못해. 경찰 추적 나섰지만 이미 도주
법조계 “얼굴은 변하지 않아, 하루빨리 공개 수배 전환해야”

지난 2009년 4월 20일 저녁. 남편 A씨(당시 45세)가 늦은 밤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자 부인 B씨(당시 36세)는 남편을 찾아 나섰다. 아내는 아무 소식 없는 남편을 찾지 못해 뜬눈으로 날을 꼬박 세웠다. 그 다음날 새벽녘에야 남편은 이상한 행색으로 귀가했다. 남편의 머리카락과 바지는 흥건히 젖어있었고, 옷은 흙투성이였다. 마치 흙탕물에서 나뒹군 듯한 모습이었다. “옷이 왜 그러냐”는 부인의 질문에 A씨는 “넘어졌다”고 말할 뿐이었다.

다음날 정읍의 한 화물차 사무실에서 C씨(당시 37세)가 사라졌다. C씨가 근무하던 화물차 사무실 내 바닥과 화장실에서 사라진 C씨의 핏자국이 여럿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C씨를 찾을 수 없었다. 다만, C씨의 승용차 내부에서 A씨의 지문이 여러군데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런 정황 등을 고려해 A씨가 C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당시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이날 도박을 했다. 원금을 탕진한 그는 C씨에게 50만원의 도박자금을 빌렸지만 이마저도 다 잃었다. 자연스레 C씨는 A씨에게 빌린 도박자금을 갚으라고 독촉했지만 A씨는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아 채무를 이행할 돈은 없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런 정황이 분명했지만 당시 경찰은 A씨를 체포하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그를 체포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경찰이 시신을 찾던 중 용의자 A씨는 부인에게 “2~3일간 머리를 식히고 오겠다”며 현금 10만원과 체크카드 한 장을 가지고 도주했다. 뒤늦게 경찰은 법원으로 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뒤를 쫓았지만 현재까지 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5년 뒤인 2014년 7월 16일 C씨의 사무실서 3㎞ 떨어진 공사장 폐정화조에서 C씨의 백골사체가 발견됐다. 부검결과 좌우 늑골 10여 곳이 흉기에 찔려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가 베체트병을 앓고 있던 사실을 확인, 국민보험관리공단 등을 통해 A씨를 찾고 있지만 아직도 찾지 못했다.

경찰은 A씨가 신분을 세탁해 타인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거나 밀항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 가족들과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건해결을 위해서는 경찰이 자체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해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한아름 법률사무소 박형윤 대표변호사는 “의료기록, 카드사용 내용, 금용기록 등 디지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면 하루빨리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이름 등 신분을 바꿀 수 있지만 얼굴은 바꿀 수 없다. 사진을 확보해 공개수사로 전환하면 경찰수사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원한관계도 존재하고, 지문과 당시 상황 등 간접증거가 A씨가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면서 “이미 경찰이 확보한 간접증거만으로도 법원으로부터 충분히 유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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