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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전북여행] 진안 천황사의 늦가을 정취 :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구봉산 자락에 있는 고찰 천황사”
[뚜벅뚜벅 전북여행] 진안 천황사의 늦가을 정취 :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구봉산 자락에 있는 고찰 천황사”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19.11.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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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루는
진안고원

북한의 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루는 고원이 전라북도에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눈치 빠른 분은 짐작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진안고원입니다. 진안고원은 평균 해발 400~500m인 고원지대의 전형적인 특징이 살아 있어 천혜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예로부터 얻어 왔습니다. 진안고원의 산 중에는 1,000m 넘는 산이 5개나 있습니다. 성수산 1,059m, 덕태산 1,113m, 선각산 1,142m, 운장산 1,126m, 구봉산 1,002m가 5개의 산입니다.

특히 100m 구름다리가 놓여있는 구봉산은 많은 등산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죠. 아홉 개의 봉우리가 뚜렷하여 이름 붙여진 구봉산입니다.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구봉산은 일광선조라는 천하명당이 있다고 전해지며 875년에 창건된 고찰 천황사가 있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아담한 고찰 천황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아담한 고찰
천황사

신라 헌강왕 때인 875년에 무염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창건 당시에는 숭암사라고 했으며 고려 문종 1065년에 의천이 중창하였습니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학조. 애운 등이 중수했다고 합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각성이 700여 명의 승병을 이끌고 이 절에 와서 해산하였습니다. 천황사는 원래 주천면 운봉리에 있었으나 숙종 때 중건하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천황사로 들어서는 초입의 전나무들은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는지 아직은 초록의 잎을 지닌 채 맞아줍니다. 개울 너머 연화교를 지나면 남암으로 향하는 길 입구가 보입니다. 남암(南庵) 앞에 있는 전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95호 진안 천황사 전나무라고 불리는 수령이 400년 정도로 오래된 나무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전나무 중 규격이 가장 크고 나무의 모양과 수세가 매우 좋은 편이라 학술 가치도 높다고 합니다.

 

800년 수령의 전나무와
천황사의 은행나무

천황사로 바로 가기로 하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천황사 입구에 있는 보호수도 전나무입니다.

수령이 800년 된 보호수로 태풍 루사 때 피해를 보아 윗부분이 부러져 몽당연필 같아 보입니다. 밑단 둘레도 굉장히 넓어 보였는데 안타까웠습니다.

사찰로 들어가기도 전에 노란 은행 열매와 은행잎이 가을로 마중 나와 있습니다. 올라가는 돌계단에도 가을이 뒹굴고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대웅전으로 가는 발걸음 하나마다 가을이 느껴집니다. 담장 옆의 커다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사찰을 찾은 방문객에게 계절의 선물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소박해서 더욱더 정겹고 정이 가는
천황사의 전경

화장하지 않은 여인네처럼 검소한 대웅전이 차라리 운치 있어 보입니다. 사찰의 주불전인 대웅전은 조선 후기 건축물입니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호인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에 다포로 장식했습니다. 120m가 넘으니 큰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모니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불상 위에 닫집을 달고 우물천장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나한상과 동자상이 벽화로 조성된 개성 있는 건축물입니다. 단청의 빛이 바래 자연목 그대로의 색조가 더없이 정답게 느껴집니다. 공포나 가구 장식이 조선 후기의 건물로 짐작게 합니다.

여느 사찰처럼 화려한 색상의 무늬를 넣지 않았습니다. 정사각형의 문살에 한지를 바른 모습이 오히려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밖으로 나와 외형을 보더라도 복잡하지 않은 점이 좋았습니다.

대웅전 옆의 명부전은 중앙에 지장보살을 두고 좌우 도명존자, 무독귀왕, 각 지옥을 관장하는 대왕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76년에 보수한 명부전입니다. 입구에 서 있는 지장보살을 수호하는 금강역사의 모습이 위압적입니다. 왠지 한 대 쥐어박을 것 같은 착각에 얼른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요사채의 장독대가 양지바른 곳에 가을 햇살을 머금고 있습니다. 나란히 줄 맞춰 놓여있는 장독 뚜껑이 이채롭습니다. 1972년에 요사채는 보수되었다고 해요.

대웅전과 명부전을 비교해 보니 오히려 명부전이 훨씬 화려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정겹게 느껴지는 천황사 대웅전입니다. 설선당, 정묵당의 건물이 더 있는데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용담댐 건립 이전에는 신도 수가 무척 많았으나 지금은 사찰을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이나 불심이 깊은 신도들만이 꾸준히 찾아오곤 한답니다. 천황사가 번성했을 때는 9개의 암자가 소속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남암(南庵) 한 곳뿐이랍니다.

 

늦가을의 아쉬움을 달래본
가을 여행

의자처럼 놓여 있는 여섯 개의 바위가 운치가 있습니다. 떨어지는 은행잎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잔 먹으면 더욱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단정하고 소박한 천황사에서는 가을을 만끽해 볼 수 있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미처 보지 못한 부도가 있었습니다. 절 입구 보호수인 전나무 밑에 있었는데요. ‘명봉 대선사 탑’이라고 합니다. 평생<금강경>을 강의하던 명봉의 부도라고 해요.

산길로 향하는 오솔길은 복두봉과 구봉산 등산로였습니다. 가을을 느껴보는 방법에는 가을 산 등반도 한 방법이라는데 아쉽지만, 이번에는 사찰에서 느껴보는 가을 정취로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 점점 깊어 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진안 천황사에서 마음껏 느껴본 진안에서의 가을 여행이었습니다. /글·사진=이난희(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진안 천황사>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정천면 수암길 54 천황사
전화번호: 063)432-6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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