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2-09 21:15 (월)
[새 아침을 여는 시] 다락논 - 이기선
[새 아침을 여는 시] 다락논 - 이기선
  • 기고
  • 승인 2019.11.17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갓 펜을 잡은 아이가

그린 그림 같아서 좋고

 

반듯이 정리된 논 보다

자유로움이 있어서 좋다

 

작아도

내 것이기에 좋고

 

욕심을 버려도

가져다 주어서 좋다

 

곡선의 아름다움이

여성의 자태 같아서 좋고

 

반듯이 그리려

자를 대지 않아도 되고

비뚤어져도

탓하지 않아서 좋다

 

자유가 그리우면

네 곁에서 머물고

 

고향이 생각나면

너를 찾을까 보다.

 

=============================


△ 여러 층으로 겹겹이 만든 좁고 작은 논이 다락논은 자투리 땅이라도 목숨처럼 사랑했던 우리 부모님들의 초상이다. 한 층씩 더 마련할 때마다 노동의 강도도 훨씬 더 강해졌으리라. 한 층 더 높아질 때마다 부모님의 숨은 턱턱 막혔으리라. 멀리 있으면 더 아름답게 보이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했던가? 멀리 두고 바라보는 다락논의 유려한 곡선이 더 이상 가난하지 않다. 부모님 품처럼 평안하다 작아서 오히려 더 애틋하고 아름답다. /김제김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