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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의 비극’ 정부와 자치단체 책임
‘장점마을의 비극’ 정부와 자치단체 책임
  • 전북일보
  • 승인 2019.11.1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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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발병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익산 장점마을의 비극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무책임, 그리고 돈벌이에 급급한 비료업체의 합작품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8년 동안 마을주민 99명 가운데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고 16명이 투병 중인데도 주민들이 계속 제기해온 민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장점마을의 비극은 지난 2001년 마을 인근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저수지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마을주민들이 역겨운 악취로 고통을 받으면서 수없이 민원을 제기해왔지만 행정기관에선 문제가 없다며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했다. 익산시는 그동안 10여 차례 이상 위반 사례를 확인했지만 가동 중단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업체 측도 오히려 마을 주민들을 고발하는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였다.

급기야 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과 사망이 잇따르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2017년 4월에서야 비료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이후 법 위반 등이 확인돼 폐쇄됐다. 이어 환경부에서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원인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섰고 2년만에야 비료공장에서 원료로 사용한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이 암 발병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건조해 비료 원료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1급 발암물질인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사례다.

이 같은 역학조사 결과에 장점마을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동안 주민 민원에 대해 전북도나 익산시가 제대로 실태조사만 했어도 장점마을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연초박을 부산물 퇴비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KT&G도 배출업자로서 사후 관리를 철저히 했다면 이러한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총체적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와 전라북도, 익산시는 그동안 암 공포 속에 살아온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주민 피해 구제와 함께 이같은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연초박 배출 사업장인 KT&G도 주민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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