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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랩을 알어” 순창에 할미넴들이 떴다
“너희가 랩을 알어” 순창에 할미넴들이 떴다
  • 엄승현
  • 승인 2019.11.17 19: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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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vo문화관광연구소 주관 소통 프로젝트
구림·풍산면 할머니들, 마을 대항전 펼쳐
할머니들, 랩 서툴지만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
지난 15일 순창군 할머니들의 랩 배틀인 '쇼미더 순창'이 순창군 교성리 방랑싸롱에서 열린 가운데 풍산면 할머니들이 갈고닦은 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15일 순창군 할머니들의 랩 배틀인 '쇼미더 순창'이 순창군 교성리 방랑싸롱에서 열린 가운데 풍산면 할머니들이 갈고닦은 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15일 순창군 순창읍 교성리 ‘방랑싸롱’. 조용한 시골마을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붉은 립스틱에 진한 화장을 마친 심상치 않은 두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순창이 좋아요/나는 랩을 모르는디/순창의 자랑 맛 좋은 두릅…….”

상당한 실력을 뽐내며 랩 연습을 시작한 할머니들은 이곳을 일찍 찾은 관객들의 눈을 번쩍이게 했다.

순창군 구림면과 풍산면 할머니들이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RAP을 1개월 가량 연습해 서로 실력을 겨루는 ‘면 대항’ 결전의 날.

경연에 나선 풍산면 김부자 할머니(81)는 “한 달여 동안 낯선 음악을 배우며 힘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돼 너무 즐겁다. 오늘 꼭 구림면을 이겨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힙합 느낌이 나는 선글라스와 힙합 모자까지 쓴 할머니들이 무대에 올라갈 준비를 마쳤고, 사회자의 시작 멘트와 함께 구림면 할머니들이 지누션의 A-yo를 개사해 부르며 선제공격에 들어갔다.

부끄럽다던 할머니는 노래가 시작되자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관람객의 환호를 유도하는 등 숨겨둔 끼를 발산했다.

구림면 할머니들의 선제 공격에 풍산면 할머니들은 ‘시장에 가면’이라는 랩 공연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풍산면과 구림면 할머니들은 기성곡에 가사를 변경한 곡과 할머니들의 평소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 등을 불렀다.

특히 두릅송이라는 자작곡을 부른 구림면 김복남 할머니(62)의 노래는 순창 자랑거리 중 하나인 두릅을 소재로 랩을 만들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김복남 할머니는 “랩은 젊은 청년들이나 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재밌고 보람도 있었다”며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앞으로도 랩을 계속 더 배웠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행사는 bovo문화관광연구소가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관한 프로젝트다.

장재영 bovo문화관광연구소 대표는 “지역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어르신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젊은이와 어르신들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랩 장르는 젊은이들이 관심이 많은 장르이기도 하고 또 어르신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에 비트를 씌우면 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들의 랩은 래퍼 우타우 씨(본명 임형삼·36)가 맡았다. 우타우 씨는 “랩은 젊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1970년대부터 시작된 랩이라는 장르는 항상 그 시대에 맞게 다시 불렸다. 2019년도에 할머니들이 부르는 랩은 과거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현재의 새로운 랩이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연습을 해 왔던 두 마을 할머니들의 대항전은 마을을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가사와 배꼽을 잡는 할머니들의 율동, 관객들의 호응이 어우러지며 감동의 무대가 됐다.

이날 베스트 공연팀에는 풍산면 ‘모르겠네’ 팀이 선정됐고, 마을 대상에는 구림면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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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민 2019-11-18 22:01:38
멋져요!! 좋은 소식이네요~

굿 2019-11-18 13:25:21
멋진 가사 좋은소식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