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2-15 19:11 (일)
지역화폐 명암
지역화폐 명암
  • 박인환
  • 승인 2019.11.18 2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인환 논설고문

전국 지방 자치단체들 사이에 지역화폐(지역사랑 상품권)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는 지난해 66곳에서 올해 10월말 현재 177곳으로 1년 사이 2.6배나 늘었다. 광역시 포함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72.8%에 달한다. 전북 역시 정읍시가 연내, 익산시가 내년초 도내 최초로 충전식 카드형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14개 지자체중 전주시를 뺀 모든 시·군이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된다. 전주시도 올 상반기에 전주형 공동체 화폐 시범사업을 마쳤다.

지역화폐 발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규모도 올해 ‘조’ 단위를 넘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8월 까지 1조6044억원 규모의 지역화폐가 발행돼 2016년(1168억원)에 비해 3년사이 13.7배나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는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의 규모는 4335억원으로 인천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도내에서 발행규모가 가장 큰 지자체는 군산시다. 현대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지난해 한국GM공장이 폐쇄되면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군산사랑상품권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발행을 시작해 4개월만에 910억원 상당을 판매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3000억원을 발행 판매했다. 종이 상품권에 이어 최근 발행한 모바일 상품권도 40일만에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지역화폐의 양적확대는 결제액의 최고 10%에 달하는 캐시백(할인지원) 매력이 주민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시백으로 주어지는 결제액의 4%는 국비로 지원되고, 나머지는 지자체 부담이다. 문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 판매가 늘면서 지자체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데 있다. 누적 시비 부담이 468억원에 달한 인천시는 최근 결제 기준액을 월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캐시백 요율을 종전 결제액의 6%에서 3%로 낮추는 출구전략을 채택했다.

지역화폐 발행 모범사례로 꼽히는 군산시 사정도 비슷하다. 올해 군산시는 캐시백으로 258억원(할인율 10%)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국비 4%를 뺀 155억원(6%)이 지자체 재정에서 지출됐다. 재정자립도 21.6%에 불과한 군산시 형편으로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재정부담이다.

지역화폐의 활성화는 캐시백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비지원이 되고, 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가 무한정 재정부담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성공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금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지역화폐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재정투입 규모를 고려해 캐시백 요율을 조정하고, 지역화폐의 또 다른 기능인 지역 공동체 복원등의 본래 가치를 살리기 위한 대안등을 마련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