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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⑧ ‘사라진 신혼’ 익산 아파트 살인사건
[전북 미제살인사건을 추적한다] ⑧ ‘사라진 신혼’ 익산 아파트 살인사건
  • 엄승현
  • 승인 2019.11.27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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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15일 어양동 주공 5차 아파트에서 주부 숨진 채 발견
당시 그녀는 복부 등 9곳에 흉기에 찔려있어
경찰 주민들 증언 통해 175cm 베이지색 콤비 입은 30대 추적했지만 실패
집안에서 도난품 등 없고 문 훼손 흔적도 없어 면식범 가능성도

2000년 12월 15일 익산시 어양동 한 아파트. 신혼부부였던 남편 A씨(31)는 평소와 비슷한 오후 11시께 귀가했다. 문을 열고 부인을 불렀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정적뿐인 집의 불을 켠 순간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아내 B씨(27)가 방안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아내를 보고 충격에 빠진 남편은 황급히 소방 구급대에 신고했지만 이미 그녀는 차갑게 식어버린 상태였다.

당시 경찰 수사에 따르면 B씨 몸에선 복부와 팔 등 9곳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그녀의 몸 곳곳에는 가해자가 흉기로 공격할 때 무의식적으로 막는 방어흔이 발견됐다. 흉기를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막아섰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근거였다.

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범행 장소 곳곳을 조사했지만 용의자의 DNA나 지문, 족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범행에 쓰인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집안에서 사라진 금품이나 물건이 없었고 또 집안이 어지럽혀있지 않은 점 등을 비춰 강도는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B씨가 살고 있던 현관문에 설치된 도어락이 고장이나 훼손의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B씨가 내부에서 문을 열어줬을 것으로 추정, 면식범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경찰은 숨진 B씨의 지인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그가 지인을 상대로 특별한 금전 관계나 원한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남편의 지인을 상대로도 경찰은 수사를 확대했지만 특별한 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탐문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던 주민으로부터 새로운 진술을 확보하게 됐다.

당시 주민은 “이날 평소에 아파트에서 보지 못했던 남성을 봤다”며 키 175cm 정도에 베이지색 재킷 상의를 입은 30대 남성을 지목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에 따라 해당 남성을 추적에 나섰지만 아파트 내부와 외부, 인근 도로에 CCTV가 없어 결국 추적에 실패했고 그날의 사건은 지금껏 묻혔다.

전문가는 현관문에서 훼손이 없더라도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며 수사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아롬 변호사는 “배달이나 점검 등을 가장해 피해자로 하여금 문을 열도록 유도한 후 성폭행을 시도하다 피해자를 살해했거나 물건을 훔치려다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해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수사 범위를 한정하지 말고 더 확대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의 진술에 따라 ‘베이지색 재킷을 입은 30대 남’이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들을 동시에 목격자와 대면시켜 범인을 지목하도록 하는 등 유일한 진술을 좀 더 활용하는 방안도 좋을 듯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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