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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로파크사업, 콘텐츠로 정부 설득하라
전주 로파크사업, 콘텐츠로 정부 설득하라
  • 전북일보
  • 승인 2019.12.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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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법조계에 우뚝 선 법조삼현(法曹三賢)을 기리는 로파크(law park) 건립사업이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불발에 그쳤다. 2020년 예산은 국회통과를 못해 물 건너갔지만 새해에는 좀 더 치밀한 논리와 설득으로 이 사업을 성사시켰으면 한다.

전주시와 도내 법조인들은 2만8613㎡에 달하는 덕진동 옛 전주법원·검찰 부지에 총 212억 원을 들여 2023년까지 ‘법조삼현 로파크’ 건립 계획을 세웠다. 올해 설계비 10억 원을 확보해 설계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에서 빠졌고, 국회 심의단계에서 증액을 추진했으나 추가 확보에 실패했다.

기획재정부는 로파크가 현재 부산·대전에서 운영되고 있고, 광주에서도 공사가 진행 중인 점을 들어 ‘정부운영 로파크 지양’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법원 부지는 최소 1년동안 활용계획을 수립할 수 없어 자칫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주 로파크는 이미 운영되고 있는 부산과 대전의 솔로몬 로파크와 달리 콘텐츠 면에서 월등하다. 한국 근현대 법조계를 일군 전북 출신 법조삼성의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두 지역의 경우 법체험관, 법연수관과 테마공원 등을 갖추고 있으나 법의 정신을 몸으로 실천했던 귀감이 되는 인물이 빠져 있다. 반면 전북은 우리 사법 사상 가장 빛나는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순창출신으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는 우리나라 사업의 화신으로 초창기 사법의 뼈대를 세운 분이다, 또 김제출신 김홍섭 서울고법원장은 사도법관으로 사형수의 대부였다. 이 둘은 항상 현직 법관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법관 1, 2위로 꼽는 인물이다. 그리고 익산출신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은 검소하고 대쪽 같은 검사로 공명정대한 검찰권을 행사했다. 이러한 표본들을 제쳐두고 법의 정신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마찬가지로 전북 역시 이렇게 출중한 인물자원을 배출하고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능한 일이다. 만일 솔로몬 로파크가 아니라면 이들의 정신을 고양하고 후대들이 이들의 법정신을 배우는 명소로서 다른 방안을 찾아 예산을 확보했으면 한다. 인근에 현대미술관 건립계획도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물 건너갔지만 내년에는 로파크의 해당 부처인 법무부와 예산편성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정치력을 발휘해 반드시 사업에 착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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