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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장은영 작가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장은영 작가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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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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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만날 수 있게 하는 기록물의 가치 잘 드려내

아침의 신선한 공기, 시리도록 눈이 부신 태양,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까지 인간에게 생명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생명 유지와 상관없는 과거에 대해 끊임없는 접촉을 시도한다.

과거에 대한 의문과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인간의 삶 일부로 들어온 것은 오래된 일이다. 과거를 놓치지 않으려는 인간의 심리는 자신의 근본을 향한 몸부림이라고 단정 짓는다면 지나침일까?

어찌 됐든, 과거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기록물이지 않을까 싶다. 몇백 년, 몇천 년 전의 과거를 만나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과거의 기록물을 접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역사를 넘나들고, 기록을 통해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록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얼마 전, 동화작가 ‘장은영’은 ‘조선왕조실록’을 소재로 한 동화를 선보였다.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파란자전거)라는 이 책은 조선 500여 년을 담은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내는 지난한 과정을 담았다.

임진왜란이라는 7년의 전쟁 동안 조선에서 사라진 것들이 많았다. 국가의 위태로움과 함께 백성들의 목숨과 조선 땅의 역사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전쟁이었다. 그 중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 중에서 세 곳은 모두 불에 타고, 마지막으로 남은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동화에 담았다.

조선 사회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살아갔던 광대들 100여 명과 ‘안의’, ‘손홍록’이 그 주역들이다. 동화에서는 하루아침에 역적의 아들이 된 ‘석개’와 ‘석개’와 형제처럼 지내던 궁수였던 ‘팔모’, 줄광대 ‘홍두’가 실존 인물인 ‘안의’와 ‘손홍록’과 함께 실록을 지키기 위한 위험한 대장정을 하게 된다. 백성의 고혈을 짜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실록을 일본에 넘기려는 탐관오리와 이방의 온갖 모략과 협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목숨을 건 ‘조선실록’ 지키기는, 조선 사회의 가장 천대받은 광대들과 함께 이루어낸다.

“지금 전쟁 때문에 목숨이 위태롭고, 당장 입에 풀칠할 것도 없는데 그깟 책이 뭐 중요해요? 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옷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라며 처음에 거부했던 아이들도 “역사를 바로 알면 밥이 나오고, 옷이 나오는 법이다.”라는 말을 듣고 혼신의 힘을 다해 ‘조선실록’을 지켜낸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말처럼 역사는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만나면서 재탄생 되는 것이다. 재탄생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기록물’이다. 과거와 만날 수 있게 하는 ‘기록물’에 대한 가치를 드러내 준 ‘장은영’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덕분에 이 책으로 전북작가회의에서 마련한 ‘불꽃 문학상’의 영예까지 얻었으니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을 출품해 당선됐다. 학생 독서지도를 하면서 글을 쓰고 있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된 <달려라, 달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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