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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소설] 오은숙 "내가 소설을 쓰게 하는 힘은 진실을 마주하고픈 호기심"
[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소설] 오은숙 "내가 소설을 쓰게 하는 힘은 진실을 마주하고픈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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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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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숙
오은숙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당선 소감을 쓰는 일이 이렇게 힘들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할까. 아니면 BTS의 노래를 검색해서 그것으로 채울까. 그것도 아니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만을 나열하고 끝낼까. 생각만 오갈 뿐 적당한 것이 없다. 귀한 지면을 낭비하는 꼴이다. 어떻게든 내 안에 있는 것을 써야 한다. 소설이나 다를 게 없다. 그렇게 끙끙대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순간이지만 오래도록 살아 있는 느낌. 느낌 안에 숨어 있는 감정. 이런 것이 내게는 소설적 진실이다. 진실을 마주하고픈 호기심. 호기심이라고 해두자. 그것은 내가 소설을 쓰게 하는 힘이다. 소설적 진실에 대한 천착. 천착으로 끝나지 않는 소통. 현재로선 그것이 소설에 대한 나의 비전이다. 그러나 지금 나는 소감문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해 난감하다. 이럴 땐 기분 전환하듯 문단이라도 바꿔야 한다.

어둑한 밤이다. 지나온 삶이 내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잘 가라고. 다시는 비틀거리지 말고 기웃거리지 말고 어떤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라고. 글을 쓸 때마다 찾아오는 절망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다른 곳으로 도망치지 말고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쓰라고. 미래의 삶 또한 같은 말을 하며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좋다. 기꺼이 가겠다. 나는 애써 두려움을 떨쳐낸다.

어머니, 아버지와 삼 형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결론은 언제나 같았다. 가족으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당신들의 안녕을 빕니다. 소설을 쓰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가르쳐 주신 윤후명 선생님과 동서문학 멘토링의 연으로 만나게 된 이태형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다연 선생님과 현숙, 현진 언니 당신들이 주신 사랑 고마워요. 항상 기억 할게요. 효진, 희단, 서진과 등단을 제 일처럼 기뻐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끝으로, 세상에 눈을 뜨게 한 K와 저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 오은숙 작가는 현재 요양 병원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을 오가며 창작 수업을 들었다. 앞으로도 일하며 글쓰는 단순한 삶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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