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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길을
2020년,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길을
  • 기고
  • 승인 2020.01.14 21: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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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새롭게 나갔으면 하고 맞이한 2020년도 1월이 벌써 절반이나 지나간다. 세월의 덧없음을 신년 초부터 거론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마음먹은 일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우려와 바람 때문이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지나온 길을 돌아봐야 한다. 다짐은 반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 정도라고 한다. 석유파동과 외환위기가 있었던 해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그것도 관 주도가 1.5%고 민간은 0.5%라고 하니 세금으로 경기 부양시킨 꼴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장세는 계속 둔화해 왔고, 또 선진국들과 비교해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꼭 수치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제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힘들다고 한다. 사람들이 먹고 쓰는 것은 그리 줄인 것 같지는 않는데 실제 체감이 안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온라인 거래의 비중 확대에 있을 것이다. 한때 책을 안 읽어서 서점이 문을 닫는다 했지만 이제는 책을 많이 읽어도 성업 중인 서점은 찾기 어렵다. 모두 인터넷으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인 베타는 이런 점에 착안했다. 이 매장은 물건을 진열은 하지만 팔지는 않는다. 사는 건 아마존 같은 온라인 매장으로 가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여기서 물건을 비교하고 충분히 살펴본 후 구매는 스마트폰 앱으로 하면 된다. 구태여 물건을 팔라고 하면 팔기는 하되 매장 수수료는 없다. 판매 금액을 모두 제조사에 보낸다.

물건을 안 팔면 어떻게 매장이 유지가 될까? 판매 대신 전시 공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제조사가 8개 매장에 물건을 전시하는 조건으로 매월 2000달러(219만원)을 내고 있지만 전시하려는 기업이 줄을 섰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베타매장마다 한 달 방문객이 25,000명 정도다. 이러니 백화점마다 서로 공간을 내주며 입점을 유도한다. 베타 덕분에 백화점 경기까지 살아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에버피아라는 한국 기업이 있다. 에버론이라는 브랜드로 침구를 만드는 회사인데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이다. 처음에는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로 인공 솜인 패딩을 만드는 그저 그런 회사였다. 겨울 방한복 재료인 패딩을 8월 말쯤 실어 보내고 나면 할 일이 없었다. 이 회사 이재은 회장은 쉬는 장비와 인력을 이용해 이불을 만들기로 했다. 무더운 나라에서 솜이불을 만들어 판다고 하자 모두 미쳤다고 했지만 제품은 날개가 돋친 듯 팔렸고, 대리점들이 늘어났다.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패딩이 아니라 침구다. 얼마 전까지 회사 모델이던 톱스타 김태희와 최근 계약을 종료했다.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SNS나 유튜버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벌인 이벤트가 잠 안 자기 대회였다. 인터넷을 통해 참가자 모집했다. 참가자들에게 먼저 운동을 시키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 후 침구에 누워 누가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물론 실황을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노이의 대회가 알려지자 전국에서 대회 요청을 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 새로운 길을 만든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산업 구조나 경제 시스템도 예전과 다르다. 문명의 이기는 누리면서 자기 삶터와 방식은 안 바꾸려는 태도로는 지탱하기 어렵다. 2020년 새로운 길을 가려면 기존의 길을 되돌아보고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김판용(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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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20-01-15 19:59:45
교장선생님 말씀처럼 발상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자포자기 하면 정말 끝이겠죠... 새삼 귀한 글이 저의 길을 돌아보게 합니다. 감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