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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감동지수
기부의 감동지수
  • 권순택
  • 승인 2020.01.15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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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56)가 호주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기부를 했다가 되레 구설에 올랐다.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의 마음은 파괴적인 산불에 대처하고 있는 모든 호주인에게 향한다”며 100만 호주달러(약 7억97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연일 비판의 글을 올리고 있다. 그의 자산 규모에 비해 기부액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1167억 달러(약 134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25년간 결혼생활을 했던 매켄지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383억 달러(약 44조2058억원)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넘겼지만 여전히 세계 부자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의 수입은 시간당 900만 달러(약 104억원), 하루에 2억1500만달러(약 24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베이조스의 기부액은 그가 4.6분 동안 번 돈이라거나 그의 자산의 0.00059%에 불과하다며 비꼬기도 했다.

반면 호주 국적의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 부부는 “호주 산불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을 위해 응원과 염려, 기도를 전한다”며 50만 달러(약 5억 8000만원)를 기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환경보호재단을 통해 300만 달러(약 34억7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구례 토지면에 가면 중요민속자료 8호로 지정된 고택 ‘운조루’가 있다. 1776년(영조 51년)에 삼수부사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세운 저택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행랑채에 있는 큰 원통형 쌀 뒤주 때문이다. 쌀이 나오는 뒤주 아래쪽 입구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씌어 있다. 누구나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로 배고픈 사람은 쌀을 가져가라고 배려한 것이다. 이곳 주인들은 매년 수확되는 200여 석의 쌀 가운데 30여 석을 이 뒤주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왔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란 속에서도 운조루가 오롯이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것은 유씨 가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덕분이었다.

연말 연초를 맞아 폐지와 고물을 모아 판 돈으로 기부행렬에 동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스토리가 소개됐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선뜻 내놓는 손길에서 진한 감동이 전해졌다. 기부와 나눔은 진정성이 있을 때 그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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