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4-06 20:44 (월)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길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길
  • 기고
  • 승인 2020.02.04 19:5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불구불 걸어갔습니다. 물을 만나 돌고 산자락을 끼고 한 번 더 돌았습니다. 물을 가르지 않았고 산을 뚫지 않았습니다.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지요. 그래요, 애초에 길이 있어 걸어간 게 아니라 걸어가 길이 생긴 겁니다. 미끄러지고 고꾸라지고 잘못 든 사람들 애가 탔겠지요. 저 구불길, 때론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일 수도 있는 법이지요. 더 넓고 더 밝은 세상으로 가고 싶었을 사람들의 길입니다.

저 길을 걸어간 사람들, 더 큰 세상에 나가서 수많은 길을 만났겠지요. 놓칠 염려 없는 구불구불 외길이 생각나기도 했겠지요. 길을 잃거든 한곳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어머니의 당부가 그립기도 했겠지요. 묵은해가 가고 또 새해가 왔습니다. 돌고 돌아 걸어온 게 아니라 질러왔습니다. 진달래 꽃구경도 하고, 강물에 부르튼 발목도 담그고, 불타는 단풍도 끄고, 눈길에 미끄럼도 타며 오지 않고 저 먼저 당도했습니다. 세월은 더디게 가라면서 길을 재촉한 내 탓입니다. 길은 할인도 없고 덤도 없다고 카프카가 말했지요. 인생도 그렇겠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지랑대 2020-02-07 18:40:50
지난 봄날에 친구와 산행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함께 걸으니 더 없이
좋았지요
진달래가 이뿌네, 새소리가 좋으네
애기하다 지난날 학교시절로 수다는
빠르게 진행 되었어요
어느새 어린아이처럼 재잘거리며
웃고 떠들다보니 표지판과 다른길로
걷고 있었지요
어느 순간 둘 다 조용해졌어요
잠시의 침묵 과 멈춤,
''그래, 샛길일거야''
서로 보듬으며 조용히 걷고 있는데
노란 생강꽃, 보라색 노루귀, 하얀 바람꽃, 현호색
큰길에서 볼수없던 소담한 야생화가
봄날 미소처럼 벙글벙글 피어 있었지요
조금 돌아돌아 간 작은 길...
사월이 되면 친구와 이 길을 다시 걸을 겁니다
봄을 마중하러 가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