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10-24 10:35 (토)
재경 출향인 모임 ‘전북사람들’ 김남순 상임대표 "전북의 인재 키워 전북 발전의 토대 마련"
재경 출향인 모임 ‘전북사람들’ 김남순 상임대표 "전북의 인재 키워 전북 발전의 토대 마련"
  • 김준호
  • 승인 2020.02.12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남순 상임대표
김남순 상임대표

서울 등 수도권에는 출향 인사들의 구심점인 (사)재경 전북도민회를 비롯해 시군별 향우회 등 다수의 모임체가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단체가 있다. ‘전사들’이다. ‘전북사람들’의 약칭이다.

출범한 지 20년이 됐지만, 도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고향에 대한 회원들의 애정과 열정은 뜨겁다. 결속력도 강해 ‘애향 결사체’로 불리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창의인재 양성’이다. 전북의 미래를 ‘인재(人材)’에서 본 것이다.

‘전사들’을 이끌고 있는 김남순(사진·59) 상임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사들’이란 명칭이 생소하다.

“1999년 출범한 (사)신지식사회네트워크를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신지식사회네트워크가 정권의 부침에 크게 영향을 받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2016년 새롭게 방향을 설정하고 명칭을 ‘전사들’로 바꿔 재탄생했습니다. 아직 세상에 내보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돼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전신인 (사)신지식사회네트워크는 어떤 모임이었나.

“김대중 정부 시절, 조세형 전 국회의원의 주도로 한승헌 변호사, 신건 전 국정원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영 평화당 대표 등 전주고 출신이 주축이 된 재경 전북출신 지식인 모임이었습니다. 정부 부처의 2급 이상, 부장급 이상의 판·검사, 기업체 대표 등 정·관·재계, 예술문화계 등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전북의 이익 대변을 위한 정치 세력화를 시도하며 한때 회원이 4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됐는데, 정권 교체 후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해 위기를 맞았습니다.”

 

-‘전사들’이 새롭게 모색한 지향점은 무엇인지.

“미래 창의인재 육성입니다. 전북의 인재를 키워 전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01년부터 19년째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관 상 ‘전사들’의 목표는 △전북의 미래와 전북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현하는 사람들의 공동결사체 결성 △전북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창의적 차세대 지도자와 인재양성을 하고 지원하는 캠프 역할 등이다.)

 

-장학 사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2011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장학사업 추진을 위해 (사)신지식장학회를 설립했습니다.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금은 이사장이 사비로 쾌척한 1억 원에 회원들이 매월 납부한 회비와 바자회 등을 통해 모은 돈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10∼2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근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고교생과 대학·대학원생 등 33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추구하는 인재상은.

“약칭에도 내포돼 있는데, 사실 ‘전북사람들’은 ‘전사들’이란 약칭이 결정된 후에 정해진 명칭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인재상은 선비적인 풍모와 멋스럼만 강조된 ‘전북인’ 보다는 상인·무인적 기질을 동시에 갖춘 ‘전사들’이란 명칭이 더 부합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전투적인 자세와 미래지향적인 지도자, 즉 상인과 무인 그리고 선비정신을 두루 갖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인재 양성과 관련한 향후 계획은.

“올해부터는 범위를 넓혀 서울·경기지역을 포함해 본격적인 창의인재 발굴과 육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북도의 고급인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후배들이 함께 호흡하고 사고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전사들’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이전과 달리 정치적 색채를 배제했습니다. 대부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반 출향인들로, 고향 발전에 대한 열정이 매우 강합니다. 특히 ‘전북이 어떻게 바뀌어야 된다’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이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260여 명 입니다.”

 

-대부분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처럼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지.

“‘친정이 잘 살아야 기를 편다’는 말이 있듯이 내 고향 전북이 잘 살아야 출향인들이 기를 펴고 살 수 있습니다. 전북도가 너무 못사니까요. 고향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 하나입니다.”

 

-출향인들이 바라 본 전북의 모습은.

“다소 암울한데,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산업 인프라는 취약하며, 인구도 감소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도민들 마음속엔 패배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없고, 오히려 성공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전북사람들을 만나 보면 무척 답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의 좁음과 편협함, 그리고 개인주의 등등…”

 

-예를 들면 어떤 게 있는지.

“전북 출신 인재들이 중앙에서 활동하다 내려가면 버티기가 힘듭니다. 지역사회에서 내버려두질 않죠. 결국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고향에 내려갔던 인재들이 답답한 전북의 상황에 견디지 못하고 올라와 버리는 상황, 이것이 현재의 전북입니다.”

 

-이에 대한 ‘전사들’의 대응책은.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깨우쳐 나가려고 합니다. 사회분위기 전환도 필요합니다. 지역사회가 들썩들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에 대한 해답은 찾았는지.

“그동안 암암리에 전북을 방문하고, 정기적인 세미나 등을 통해 전북의 현안을 접하면서 방안들을 모색해 왔습니다. 하나를 소개하자면, 최근 ‘핀란드에서 찾은 우리의 미래’라는 책을 접했는데, 책을 읽는 순간 잠을 잘 수 없어 밤새 읽었습니다. ‘전북도와 대한민국이 이렇게 바뀌어야겠구나, 이게 살 길이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대목을 소개해줄 수 있나.

“핀란드는 우리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자원도 부족합니다. 인구는 우리보다 적은데도 어떻게 해서 잘 살고 있는가 하는 고민이었죠. 대학에서 창업하고 벤처기업을 만드는 등의 혁신이 핵심이었는데, 혁신을 통해 성장과 복지를 함께 하는 핀란드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 전북의 방향을 제시해 본다면.

“안에서만 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돌파구를 만들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전략을 확실히 갖춰야 됩니다.

특히 전북의 미래를 그리는 싱크탱크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답을 주는 게 아닌, 전라북도의 올바른 방향을 제대로 제시해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을 비롯해 지식인 집단 그룹이 사심 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전북의 교육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인재상이 필요합니다.”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전북이 여러 면에서 꼴찌이지만,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전북인들이 함께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사들’이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전북도민과 공무원, 모든 기관이 1등 전북을 위해 소지역주의와 개인의 이익을 양보하는 큰 그림에서 지역사랑을 실천했으면 합니다.”


● 김남순 상임대표는

1960년 고창 출생으로, 전주고-원광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곧바로 상경, 1986년 서울 동작구에 한의원(화남한의원)을 연 이후 현재까지 34년째 같은 자리에서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의사인 그가 재경 활동에 본격 나선 것은 1999년 (사)신지식사회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고향 발전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2008년 신지식사회네트워크가 위기를 맞으며 회원 상당수가 빠져 나갔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집이 어렵다고 해서 집을 나갈 수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을 찾아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서 모임을 살려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조 전 부회장의 지원(1억)과 개인비용 등으로 (사)신지식장학회를 설립했다.

이 일로 그는 2009년 떠맡다시피 신지식사회네트워크 사무총장을 맡았으며, 2016년 ‘전사들’의 대표까지 10년째 모임을 이끌고 있다.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은 고생스런 역할임에도 불평 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대학 시절 무료봉사활동을 통해 봉사가 나를 부패하지 않게 하고,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도 한 때 정치의 꿈을 꾸었다. 신지식사회네트워크 활동을 하면서 정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나 자신 보다 더 유능한 고향 후배들이 나서는 게 낫다는 생각에 꿈을 접었다고 했다.

그가 ‘지역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2녀 1남을 두고 있으며, 현재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자영(29) 골퍼가 그의 둘째 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