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2-27 01:00 (목)
“사스·메르스 선행 연구로 치료 실마리 찾았다”
“사스·메르스 선행 연구로 치료 실마리 찾았다”
  • 최정규
  • 승인 2020.02.12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훈 원광대 감염내과 교수가 들려준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치료 과정
이재훈 원광대 감염내과 교수
이재훈 원광대 감염내과 교수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연구로 치료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8번 환자(군산, 60대 여성)를 치료한 이재훈(46) 원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전북의 몇 안 되는 감염내과 전문의다.

이 교수에 따르면 8번 환자가 응급실 내원 당시 체온이 37.5도로 미열증상과 약간의 폐렴 소견이 보였다. 기침과 가래, 콧물 등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환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 불안증세를 보였다”면서 “밥도 잘 먹지 않았고,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 약물을 하루 두 번씩 투약했다. 앞서 발생한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확인된 코로나 계열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물 중 하나였다.

이 교수는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는 지난 11일까지 투여했다”면서 “아무런 정보도 없었지만 앞서 연구한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중 칼레트라를 사용했는데 효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 8번 환자 퇴원 후 2주 정도 관찰할 예정이다.

보건당국의 아쉬웠던 점도 역설했다.

이 교수는 “처음에 보건당국에서 8번 환자가 앞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일반환자로 취급하라고 했는데, 의료진의 대처가 아니었다면 더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여기에 전북도는 양성이 나오니 다른 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게 응급실 폐쇄를 지시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움직임이 매우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환자가 우한에서 6개월 동안 거주 한 다음 청도를 통해서 귀국했는데 이러한 사전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보건당국의 역추적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의 신중한 결정과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철저한 역학조사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재훈 교수와 일문일답.

-8번 환자 입원 당시 상태는 어땠나.

“37.5도의 미열과 흉부 X-RAY 촬영결과 약간의 폐렴소견, 근육통 증상이 있었다. 기침과 가래, 콧물 등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병원 내에서 환자의 심리상태는.

“당시 환자는 병원에 오기까지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병원 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치료를 위해 잠시 벗을 법도 했지만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 주변의 감염을 걱정해서다. 하지만 환자의 심리는 매우 불안정했다. 언론을 통해 접촉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식사도 못 하고, 불면증도 관찰됐다.”

 

-어떤 치료를 했나.

“정보가 너무 없다보니 임상 커뮤니티를 찾아봤다. 항바이러스제가 효과를 볼 수있다는 정보를 얻었고, 환자에게 즉시 HIV-1(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하루에 두 번씩 투여했고, 부작용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보통 폐렴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은 미열 증상 외에는 보이지 않아서 투약하지 않았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환자에게 계속 ‘밥도 잘먹고 잘자야 한다’,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했다. 지난 3일부터 환사의 상태가 급격하게 호전됐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부족한 정보가 힘들었다. 해당 병에 대한 치료법에 대한 명확한게 없어 치료가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확진환자들에 대한 치료 등 정보를 공유하는 임상 커뮤니티를 통해 일부 정보를 얻었다.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결정한 이유에는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 연구한 결과 중 효과를 볼 수 있을 법한 약물이 몇 개 정해져 있었고 정보를 종합해 투약을 결정, 마침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환자가 청도를 통해 입국했지만 우한에서 6개월간 거주했다는 정보를 너무 늦게 알았다. 앞으로 정확하고 철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해당 환자가 처음 음성판정을 받았고 응급실에 왔을 때 일반환자로 취급하라고 했는데 그때 의료진이 그대로 시행했으면 더 큰 불안감과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2차에서 양성판정이 나오자 전북도의 대처도 매우 아쉽다. 실제 이행되지는 않았지만 도는 응급실 폐쇄를 지시했는데 응급실은 시급하고 중증환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런 점을 두고 당시 병원의 항의도 많았다. 도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조금 더 신중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