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3-28 16:41 (토)
[팩트체크] 코로나19 확산, 총선 일정 바뀔 수 있나
[팩트체크] 코로나19 확산, 총선 일정 바뀔 수 있나
  • 전북일보
  • 승인 2020.02.24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높이면서 정치권에서도 4·15총선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 등 호남계 3당(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통합한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는 24일 코로나 19사태와 관련해 “이번 주 사태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총선 연기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도 지난 21일에 이어 24일 “코로나 확산 방지, 경제 회복을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개학·개강 시기를 더 늦추는 것과 총선 연기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 상황도 심각하다. 대구 신천지 교회 신도들로부터 대규모로 확산된 뒤, 전북도 확진자 2명과 감시자 40명이 나왔다. 번화가에 있던 백화점과 식당, 재래시장에도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정치권도 총선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멈춰 섰다. 코로나 19확진자가 국회를 다녀간 사실이 이날 확인되면서 여야는 본회의를 비롯한 각종 회의들을 줄줄이 취소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과 곽상도·전희경 의원은 병원 검사까지 받았으며, 민주당은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중단키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선 연기는 가능한 것일까.
 

관련 법령

공직선거법 196조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할 수 없을 때는 대통령이 이를 연기할 수 있다.

다만 선거자체를 연기할 때와 선거일을 다시 정할 때는 다르다. 전자의 경우 처음부터 선거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고, 후자의 경우 이미 진행된 선거절차를 따르면 된다.

추후 선거일정도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36조에는 ‘연기된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할 때는 대통령이 선거일을 정하여 공고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선거를 연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에 대한 판단도, 일정을 언제 정할지 결정하는 것도 모두 대통령의 몫이다.
 

여야 정치권, 청와대 입장은

법적으로 국회의원들이 총선을 연기할 순 없다. 다만 대통령이 정무적으로 국회와 합의해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총선을 연기하자는 민생당과 달리 집권 여당과 제1야당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총선 연기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훈 의원은 24일 “법적으론 가능하지만 해방 이후 한 번도 없었다”며 “현재 조건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더 악화하면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그때는 또 다시 생각해야 될 문제“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국민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총선 연기에 대해 이야기는 할 때는 아닌 거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홍준표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코로나 사태는 국가적 재난을 넘어 재앙 수준으로 가고 있다”며 “과연 이 상태에서 선거가 연기되지 않고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긴 하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례

1994년 공직선거법으로 선거 날짜를 법으로 정해두는 선거일 법정주의가 도입된 후, 현재까지 천재지변에 의한 연기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한국 전쟁시기와 세월호 참사 때도 선거는 그대로 치러졌다.

선거 일정과 사무 전반을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도 총선 연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24일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선관위 차원에서 답변드릴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북일보의 판단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은 코로나 19 확산사태를 이유로 총선을 연기한 뒤, 추후 일정을 다시 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 즉, 선거 연기 결정은 철저하게 대통령 권한이다.

다만 정부·여당이 방역실패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선거연기라는 ‘꼼수’를 썼다는 야권의 반발이 예상되는 점은 부담이다. 게다가 전례도 없다. 코로나 사태가 천재지변에 해당되는 지도 시각에 따라 해석 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뿐만 아니라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총선 연기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전국화, 장기화되면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법률상 가능하더라도 그동안의 총선 진행에 들어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형윤 한아름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총선체계가 정해졌고 일정에 맞춰 선거가 진행되는데 모든 일정을 변경하면 국가적 비용 낭비가 우려된다”면서도 “코로나 19 확산이 지속되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 투표일만이라도 미루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볼때 현재와 앞으로 들어갈 선거비용과 국민안전 등을 검토해 선거연기는 신중히 결정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세희 기자, 최정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