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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징검다리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징검다리
  • 기고
  • 승인 2020.03.24 20: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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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짓가랑이를 걷어붙이고 건넜겠지요. 꽝꽝 얼어붙은 겨울에나 왕래했겠지요. 큰비라도 내려 냇물이 불면 발을 동동 굴렀겠지요. 종아리에 알통 벤 장정들이 영차영차, 멀리서 커다란 돌을 옮겨와 다리를 만들었지요. 이편과 저편이, 그대와 내가 이어져 언제라도 건너오고 건너갈 수 있게 되었지요. 사람의 길 트려고 물길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 냇물을 아예 끊지는 않았지요. 아이들 걸음 간격으로 돌을 놓았지요. 섶다리처럼 틈새 없이 이어붙이면, 저쪽과 이쪽이 없고 나는 또 그대가 너무 환해 밤새 도란거릴 이야기가 없을 테니, 말없음표처럼만 늘어놓았지요. 어디 사람만 건넜을까요, 달을 초롱 삼아 별들도 오갔을 겁니다. 늦도록 마실 다녔을 겁니다.

동양화는 먹이 모자라서, 그만 붓이 다 닿아버려서 여백(餘白)을 남겨둔 게 아니지요. 징검돌도 이어놓되 떼어놓은, 딱 그만큼의 틈을 둔 것이지요. 벌써 춘분이 지났네요. 냇가 갯버들에 연초록이 자꾸 번져갑니다. 우리들의 봄도 콩 콩 징검다리를 건너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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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르르 2020-03-26 17:06:36
버드나무 연두가지 적시고,
개나리 노오랗게 물결되어 흐르는
개울물에 기다란 돌, 모난 돌, 세모 돌이 만나
징검다리를 만들었어요
건너 뛰기엔 아리송한 넓이
마음 착한 어느분이 디딤돌을
놓아 주셨네요
모난 돌위에 앉아 흐르는 개울물 바라보니
버들치가 풀 그림자 뒤로 헤엄쳐 다닙니다
흘러가면 흐르는 대로 돌들사이 물보라꽃
피우지만 그렇게 흘러가라 합니다
떼어놓기 딱 좋은 그만큼의 거리로 건너가라 합니다

폴짝폴짝 징검다리 건너 연분홍 두견화 물든 곳에
봄물 푹 적시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