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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부실 총선, 토론 활성화가 대안이다
깜깜이 부실 총선, 토론 활성화가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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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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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26일부터 이틀간 4·15총선 후보 등록이 진행되면 선거운동도 본격화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사상 유례 없는 깜깜이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대면접촉이 어렵고 다중공간도 형성되지 않아 선거운동이 크게 제한 받고 있다.

유권자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각 정당의 후보가 누구인지, 후보는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공약이나 정치발언에 대한 약속은 제대로 이행 했는지, 도덕적 하자는 없는지 등의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선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후보간 차별성을 판별하기란 언감생심일 터다.

총선은 곧 검증이고 심판이다. 국정 지지론과 견제론 등 거대 담론에서부터 생활의제에 이르기까지 검증해야 할 대상이 많다. 또 지역현안과 비전, 정책대안을 놓고 검증하고 심판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중요한 포인트다.

전국의 총선 후보들이 국가 현안보다는 지역의제를 공론화하고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지역의 유권자들은 지역의 문제에 대해 후보들이 어떤 입장과 처방전을 갖고 있는지가 더 큰 관심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몇몇 후보를 제외하고는 공약다운 공약을 찾기도 어렵다. 전북도의 정책, 14개 시·군의 사업 등을 나열한 공약들이 부지기수이다. 차별성도, 참신성도 떨어진다. 이른바 무검증, 무공약, 무정책 등 3무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쌀 속의 뉘를 가려내기도 어렵거니와 악화가 양화를 몰아낼 수도 있다. 또 유권자 선택의 폭을 제한시키는 폐해가 있다. 후보는 자신을, 유권자들은 후보를 제대로 알리거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면 분명 부실선거다.

이를 막기 위해선 후보 정책토론회를 활성화하는 일이다. 지역의제를 놓고 경쟁적 담론 마당이 펼쳐지면 후보들의 이해와 고민, 대안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후보는 후보대로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유권자는 후보를 파악하는 유익한 이벤트가 되는 것이다. 또 후보간 차별성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주갑 지역구의 김광수 후보(민생당)가 정책토론회를 제안하자 김윤덕 후보(민주당)가 즉각 화답한 건 박수 받을 좋은 본보기다. 익산갑 지역구의 경우는 고상진 후보(민생당)와 전권희 후보(민중당)가 김수흥 후보(민주당)에게 정책토론회를 제안했지만 반응이 없다. 유권자 눈높이를 외면한 나쁜 사례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이춘석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김수흥 후보라면 토론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상대방 인지도만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신인 답지 않은 퇴행적 판단이다. 이도저도 아니면 정책이해도가 떨어져 수세에 몰릴 우려 때문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발전이 더디고 정치력이 약한 전북은 4·15총선이 동력을 얻을 호기다. 지역현안과 비전을 놓고 활발히 경쟁하면서 비판과 대안 제시의 담론 공간을 만든다면 코로나 정국에서도 생산적인 총선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당과 후보간 차별성도 드러나게 된다.

코로나 사태는 총선이슈를 집어 삼켰다. 몸도 마음도 묶어 버렸다. 선거운동도 깜깜이다. 부실선거를 보완하고 지역의제를 공론화할 수단으로는 정책토론회 활성화가 최선이다. 공약과 비전, 도덕성이 토론마당에 올려질 때 비로소 제대로 검증 받게 된다. 유권자가 변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장치다.

후보등록이 이뤄지면 토론도 구체화될 것이다. 익산갑 지역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지역구에서도 토론 보이콧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인지도와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토론 참여를 기피하는 후보는 후보로서 적격자가 아니라는 적극적 인식을 유권자들이 가져야 한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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