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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아 옛날이여’
통합당 ‘아 옛날이여’
  • 김영곤
  • 승인 2020.03.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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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논설위원

‘국회의원 재활용’ 이란 신조어가 요즘 시중에선 화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돌려막기 공천을 빗대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인물이 없다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다고 컷오프 한 후보를 다른 지역에 공천하는 것. 유권자를 무시해도 유만부동이지 해도 너무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낸다.

통합당과 위성정당이 연출한 공천 막장드라마는 볼썽사나웠다. 금배지쟁탈을 향한 진흙탕싸움의 연속이었다. 거기에는 아예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명분과 체면은 고사하고 본인이 컷오프 됐는데도 그리고 아무 연고없는 곳에 차출명령 받고도 당당한 척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보수텃밭 강남병에서 컷오프된 이은재 의원이 감옥 간 전광훈 목사가 만든 당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한다고 탈당했다. 황교안 대표는 비례대표 명단이 내키지 않는 듯 심사위원장을 갈아치우고 새판짜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선거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이런 모습들이 덧셈정치 일까. 뺄셈정치 일까.

총선 후보등록이 26·27일로 다가왔다. 전북 미래통합당은 중앙당의 뜨거운 선거열기와는 달리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총선을 코앞에 둔 정당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출마예상자로 도내 10개 선거구에서 전주을 이수진 후보와 익산갑 김경안 후보가 그나마 체면치레할 것 같다. 이달 초까지 단 한명의 예비후보도 내지 못해 애간장을 태웠으나 이후 잇따른 출마선언으로 한시름 놓았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라고는 하나 명색이 113석을 거머쥔 제1야당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여당 프리미엄 덕인지 지난 2016년 총선때는 정읍·고창을 제외한 10개 선거구중 9곳서 출사표를 던졌다. 2008년 18대는 11군데 모두 후보자를 낸데 이어 2012년 19대도 7명을 공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름 여당 몫을 톡톡히 해냈다. 끝 모를 추락의 변곡점은 박근혜 탄핵이었다. 야당으로 전락한 데다 공동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워낙 지지기반이 약세이다 보니 선뜻 나서기가 두려운 게 사실이다.

호남에서 만큼은 유별난 민주당 강세를 부인할 순 없다. 그래도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도 고전은 예상했지만 전투력이 상실될 만큼은 아니었다. 야당 위치에서도 설자리가 점차 좁아보이는 미래가 더 불안하다. 경쟁과 균형을 통해 정치는 발전하고, 비온 뒤 땅이 굳어지기도 한다. 일방통행 독주는 자칫 독선과 아집을 낳을 수 있다.

잔치는 시끌벅적해야 제격이다. 총선을 앞둔 전북은 너무 조용해서 인지, 밥그릇 싸움으로 시끄러운 중앙당 쪽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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