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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법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공공의대법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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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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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전쟁이다. 숫자는 나날이 늘어갔다. 우리는 두려웠다. 탓할 대상을 찾았다. 중국, 대구, 때로는 종교, 어느 날은 반대당이었다. 오직 두려워서, 라면 하나를 더 샀고, 마스크에 줄을 섰다. 필요한 것을 구할 때마다 애가 탔다. 그 사이, 거리는 한산해졌다. 손님보다 사장님들이 더 많았다. 학교와 회사에 가지 못했다. 버스는 기사 혼자 다녔고, 비행기는 날지 못했다.

누군가는 움직여야 했다. 바이러스를 뒤쫓고, 미열을 탐색하고, 접신을 막기도 했다. 세를 낮추고 기본소득을 소환했다. 대구로 달려가기도 했다. 날이 길어지고 그들도 지쳐갔다.

어떤 이는 의사와 병상을 기다리다 속절없이 죽었다. 천장만 바라보며 죽음을 향해 지나갔을 하루 이틀. 생각만 해도 참혹한 그 두려움과 외로움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구야 실언과 비난으로 그쳤지만, 남원 같은 소도시는 정말 봉쇄했을 지도 모르니까. 병상도 없고 인력도 없는 지방에서 사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상. 광주와 세월호로 이어지는 고립의 기억도 새로웠다. 이러한 상상이 망상이 아님은,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치료대상을 선별해야 하기도 했다.

우리가 대응을 잘했을 수는 있어도 체력이 좋다 말할 순 없다. 우리나라 공공병상의 비율은 10%이다. OECD 다른 나라는 73%이다. 비율로 따져서 의사는 OECD 다른 나라의 절반 조금 넘고, 간호 인력은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답은 단순하다. 지역거점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공공병상을 확충하고, 의료 인력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의대법이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류중이다. 혹자는 말한다. 효율적이지 않다고. 그렇게 해서 진주의료원은 폐쇄되었고 전국에서 가장 공공병상수가 적게 된 경남은 전전긍긍해야했다. 그러나 돈이 되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그런 일을 하라고 국가가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은 민간이 더 잘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또 말한다. 특정 지역만을 위한 대책이라고. 그렇게 해서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요구를 하고 물타기를 한다. 5월 임시회도 불안한 이유다. 이번에도 보았듯이 감염병에 있어 1차 대응기관은 지자체이고, 의료인프라는 모든 지역에 필요하다. 그러나 전국 동시에 갖출 것이 아니라면 어딘가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선거철만 되면 표를 얻기 위해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고. 그렇게 해서 공공의대법도 2월 국회에서 보류되었다. 그러나 4년에 한번이라도 국민들 마음을 얻으라고 선거가 있는 것이다. 그 때나마 국민은 주인이 된다. 평소에는 전문가 논리와 경제 논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태는 끝나지 않았지만 선거는 다가왔다. 의료 문제는 하루 이틀 걸리는 문제가 아닌 만큼 공동체의 의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이고, 이는 곧 정치의 문제로 돌아간다. 의료나 감염의 문제는 최소한 국가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공동체의 의지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거주이전의 자유니 평등이니 지방자치니 헌법적 가치들도 보편적 의료가 확보되지 않는 한 껍데기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더 쉽게 죽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공공의대법의 국회통과를 촉구한다.

/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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