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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할아빌세…열 번째, 시 나무 한 그루
그러다 보니 할아빌세…열 번째, 시 나무 한 그루
  • 이용수
  • 승인 2020.03.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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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은 시인, 시집 ‘오래된 미래’ 출간

“그냥 삽니다. / 길가에 한 포기 풀처럼 // 굴레를 더 늘리지 않나 싶어 / 유별나지 않게 // 초조와 후회, 피곤을 앓을까 봐 / 탐하지도 않고 // 그냥 삽니다. / 마음의 무게나 빼내며” - ‘어떻게 사나요’ 전문.

청계 박종은 시인이 열 번째 시집 <굄돌 몇 찾아 괴는 지혜 - 오래된 미래>(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지난해 5월 묶은 시선집 <고창, 고창이여> 이후 10개월간 부지런히 공을 들여 얻은 결실.

박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이 나무는 이래서 좋고 / 저 나무는 저래서 좋듯 / 색다름이 판의 조화를 이루는 거라며 // 함께 끼여 시의 숲을 이루라고, 시 나무 한 그루를 또 심었다. 시인에게 <오래된 미래>는 열 번째 설렘이다.

박 시인은 시집을 내며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 통통한 나무와 빼빼한 나무 넓은잎나무와 가는 잎 나무 꽃이 화려한 나무와 보잘것없는 나무 겨울에 잎이 지는 나무와 지지 않는 나무, 나무 들은 각양각색으로 생김새나 특성도 다른데 그 다름이 저마다의 자랑이란 듯 의연하게 새나 곤충의 둥지가 되고 노래가 되어 함께 숲을 이룬다”했다.

“파랑새를 찾아 방황하던 소년이 / 우여곡절의 태산준령을 넘어오니 / 아이들도 지아비가 되고 지어미가 되고 / 그러다 보니 할아빌세 (중략) 기록이 멈춰 서는 어느 날 / 굴뚝을 떠나는 연기처럼 허공이고자 / 조금씩 뒤편으로 물러나 앉는 / 할아비의 오래된 미래.” - 표제작 ‘오래된 미래’ 중.

시집은 제1부 ‘졸혼을 꿈꾸는 바람에게’, 제2부 ‘남방큰돌고래의 귀향’, 제3부 ‘나무의 흔들림처럼’, 제4부 ‘흠이 있는 그릇’, 제5부 ‘인생정상분포곡선’ 등 총 5부 154쪽으로 이뤄졌다.

문학평론가 김영범 광운대 교수는 작품 해설을 통해 “박 시인에게 ‘만물은 저마다 한 권의 책’이다. 그래서 그의 시적 여정은 사람과 세상을 삶의 반려로서 다시 만나는 여행이기도 하다”며 “그의 시는 다음 세대가 우리들의 미래를 이어받지 않고 세계의 진실한 반려로 서로를 향해 다시 서기를 염원한다”고 분석했다.

고창 출신인 박 시인은 고창교육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고창군지부장을 지냈다.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고창예총 회장, 시맥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세월 위에 띄우는 빈 배>, 산문집 <캥거루키드와 셀프키드>, 시론집 <한국시문학의 이해와 창작> 등이 있다.

박 시인은 ㈜국제해운과 전북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제13회 바다문학상을 비롯해 영랑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공간시인협회상 고창문학상, 대한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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