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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전북 정치권의 위상
총선 이후…전북 정치권의 위상
  • 위병기
  • 승인 2020.03.2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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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1991년 6월 치러진 제4대 도의원 선거 때 도내 52명의 당선자 중 무소속은 진안 출신 임수진(훗날 군수역임) 단 한명이었고 나머지 51명은 모두 민주당(당시엔 신민당)이었다.

그때 민주당 공천을 받고도 도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단 한명이 바로 진안 이충국 후보였는데, 무려 30년이 지난 오늘 진안군수 재선거에 무소속 이충국 후보는 민주당 전춘성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외형상 민주당 공천을 받은 전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 과연 무소속 이 후보가 어떤 파괴력을 보여줄지 관심사다. 며칠 전 무소속 박용근 도의원은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는데 이는 두말할 나위없이 6월 말로 예정된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의장이나 부의장을 하기 위해서다.

단체장 선거가 2년도 더 남았지만 벌써부터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정헌율 익산시장이나 유기상 고창군수가 당적을 어떻게 유지하고 갈지가 화두로 떠오른지 오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뚜렷한 양강구도를 형성하면서 전북에서는 야권 인사들이 앞다퉈 민주당 입당이나 복당을 외치고 있다. 2년 전 민평당 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임정엽 후보(완주진무장) 마저 탈당하면서 ‘총선 후 민주당 복당’ 의지를 공공연히 피력하고 있다. 도내에서 민주당 쏠림 현상이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총선에서 전북은 민주당 후보 10명이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정가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야권 후보 중 전주병 정동영(민생당), 군산 김관영(무소속), 정읍고창 유성엽(민생당), 남원순창 이용호(무소속) 정도가 나름의 경쟁력이 있을 뿐 다른 지역의 경우 집권 민주당 후보에 대적하기에는 버겁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면 과연 총선 이후 전북 정치권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 정세균 총리가 실낱 같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전북 출신 차기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전북의 정치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내 민주당 후보 10명 중 3선 출신 이강래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가 초선 또는 재선에 불과하다. 3선은 돼야 상임위원장이라도 맡는 국회 관례를 감안하면 21대 들어 도내 국회의원의 입김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설혹 정동영, 유성엽, 김관영, 이용호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당장 민주당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양강 구도 하에서 제3당이나 무소속의 활동 공간은 넓지 않아 보인다. 수도권에서 활동해 왔던 유력한 정객들도 하나 둘 떠났기에 총선 이후 전북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당선권에 있는 도내 후보 중 선수(選數)는 적어도 집권 수뇌부와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퍽 다행이다. 당선 후 당이나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수도권에서 활동 중인 출향 정치인의 두터운 후광을 얻어낸다면 전북의 정치적 위상이 꼭 걱정할 일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기는 하다.

이번 총선은 단순히 누가 되느냐의 차원이 아니다. 지역구 하나씩만 따져 보면 “민주당 후보냐, 아니냐”의 대결임에 분명하지만 유권자들은 한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과연 어느 게 더 전북 전체적인 덩어리로 볼 때 도움이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선거 결과가 나와도 총선 후 전북정치권의 중량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많기에 최종 선택을 앞둔 지역민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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