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6-03 13:05 (수)
가난한 나라 쿠바의 힘
가난한 나라 쿠바의 힘
  • 김은정
  • 승인 2020.04.02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정 선임기자

코로나 19의 여파가 거세다. 국가에 따라서는 확산세가 정점을 맞아 곧 감소추세를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연일 오르내리는 확산 추이를 보면 어느 것도 아직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유럽 에 이어 미국도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고, 그동안 비교적 안전한 듯 보였던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국가들까지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때. 서로가 서로에게 감염 통로가 되는 길을 막기 위해 입국 금지 국가를 늘려야할 차단의 시대를 맞았지만 그래서 더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물리적으로는 차단하되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국가적 연대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코로나 19로 위기에 처해있는 이탈리아를 지원하기 위해 쿠바 의료진이 파견됐다는 소식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난한 나라 쿠바가 3만 5천 달러에 이르는 세계 24위 부자국가 이탈리아 지원에 나섰다는 것은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쿠바의 의료체계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도 그때문이었다.

1950년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첨예한 대립 구도에서 사회주의를 택한 쿠바는 전 국민에게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체계를 갖추는데 온 힘을 쏟았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사회주의 체제 붕괴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안게 되었을 때에도 ‘평등’과 ‘보편 의료‘의 철학과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던 쿠바는 덕분에 선진국들이 이루지 못한 의료 성과와 함께 보편적 의료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민들의 모든 의료행위가 무료인 쿠바는 세계 최초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근절시켰으며 에이즈 백신 개발에도 가장 앞서 있다. 자신들보다 더 가난한 국가에 안과 의사를 보내 수십만 명이 무료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활동도 돋보인다. 2010년 아이티에 콜레라가 유행했을 때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를 강타했을 때도 가장 먼저 의사를 파견한 나라도 쿠바였다.

쿠바의 활약상에 영국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들이 감사의 뜻을 보내고 세계 언론들은 ‘진정한 국제 연대를 보여 준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미국 국무부의 공식 트위터에 쿠바의 의료진 파견을 ‘돈벌이 수단’이라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트윗은 의료지원의 손을 내민 나라들을 향해 ‘합의내용을 면밀히 살펴 (쿠바정부의)노동착취를 끝내야 한다’고 부르대기까지 한다. 연대의 가치를 훼손하는 미국의 저열함을 마주하니 가난한 나라 쿠바의 힘이 더 빛나 보인다. /김은정 선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