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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 ‘공정한 병역이행’으로부터
건강한 사회, ‘공정한 병역이행’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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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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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하얀 벚꽃이 만개하고 가로수도 하루가 다르게 녹색 빛이 짙어지는 완연한 봄이다. 코로나19는 여전한데 봄은 아랑곳 않고 찾아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떠올리게 한다. 낯선 감염병은 일상의 풍경을 바꿨고 사회·경제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해 국가적 재난상황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어려울 때 일수록 힘을 모으며 공동체를 지켜온 우리가 아닌가! 정부와 의료진, 국민들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결코 안심할 수 없으며, 봄꽃이 아무리 유혹해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더욱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처럼 국가나 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필자는 더욱 절실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의무이다. 로마 초기부터 봉사와 기부를 통해 공익에 이바지했던 로마의 귀족들은 앞장서 전쟁에 참여했고, 영국의 고위층 자제인 이튼칼리지 출신 2000여명은 1,2차 세계대전에서 용감하게 싸웠다. 또한, 우리 역사에도 일제강점기에 이회영 일가 등 많은 애국지사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바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사회지도층과 국민적 관심을 받는 연예인, 체육선수들의 병역특혜·회피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묵묵히 병역을 이행한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불신을 안겨 주고, 병역의무의 공정성을 훼손시켜 나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공직을 이용해 부정하게 병역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병역이행 문화정착을 위해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신고 및 공개에 관한 법률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4급 이상 공직자 등의 신고의무자는 병역사항을 신고해야 되고, 이들의 병역사항은 관보와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2월 말 기준 전국 5만1000여명, 전북의 경우 1200여명의 병역사항이 공개되어 있어 누구든지 고위 공직자와 그 아들의 병역이행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성실한 병역사항 신고를 유도하고, 지연신고 및 누락을 방지하고자 전북청에서는 매년 전수조사 및 신고기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17년 9월부터는 고위공직자 및 고소득자와 자녀,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소위 사회관심계층에 대해 병적 별도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3만6000여명에 달하는 이들에 대해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부터 병역의무가 종료될 때까지 병역이행 전 과정에 대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전북청에서도 1270여명의 대상자에 대해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제도를 악용해 고의적으로 병역의무를 지연하거나 불공정한 감면 사례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공정과 정의일 것이다.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병역의 공정성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따라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병역의무에 예외가 있을 수 없으며, 모범이 되어야 할 사회지도층일수록 더욱 성실하게 병역을 이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병역이행 정착은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중요한 가치이다.

병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병역문화가 찬란하게 꽃 피우길 화사한 봄날의 햇살에 소망해 본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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