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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문화적 자부심
코로나19와 문화적 자부심
  • 기고
  • 승인 2020.04.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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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인류 사회의 발전 중의 하나는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망 확장일 것이다. 인접한 국가와의 갈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대륙의 많은 국가들과 관계를 넓혀 가면서 경제적 번영은 물론 늘 싸웠던 이웃나라와도 비교적 평화롭게 지내게 되었다. 우리 역시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최근 70년이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기간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교역과 왕래가 마냥 꽃길이 아님을 이번 코로나19는 명확히 보여줬다.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현재 209개국에 120만 명 이상을 감염시켰다. 계속 환자가 쏟아지고 있으니, 어느 정도 규모로 나갈 지 알 수가 없다. 벌써 사망자만 6만 명을 훌쩍 넘겼다.

과거 페스트가 유럽에 국한되었다면 지금의 코로나19는 세계적 재앙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유난히 전염력이 높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류의 보폭이 그만큼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러자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을 통제하고, 국경을 봉쇄하는가 하면, 이미 착륙한 비행기를 돌려보내는 등 전례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그렇다고 서운하단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위기에 본질은 드러난다. 코로나19는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국제관계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위상이 분명하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들은 그렇지 못한 나라에 비해 우수한 자본과 기술을 문화적 우월성으로 여겼다.

최근 소위 선진국들이라 자처하는 그들의 문화적 우월감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코로나19를 미개한 동양인들에게나 옮겨 붙는 허접한 바이러스라 여기고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였다. 마스크를 쓴 동양인을 바이러스 취급하고 혐오하는가하면 심지어는 테러를 자행하기도 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가장 많은 환자가 유럽과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또 선진국의 의료 시스템도 얼마나 허술한가를 보여줬다. 의료는 산업이기도 하지만 전쟁이나 전염병 창궐 시에는 국방이다. 나라를 지키는 시스템인 것이다. 단순히 산업으로만 여기고 돈이 되는 쪽으로만 발전시킨 첨단 의료 시스템이 코로나 정국에서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보여줬다. 우리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의료인들의 태도다. 환자를 두고 병원을 떠나버리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보여준 행태일 것이다. 코로나 위기 경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모여서 파티를 즐기고, 정작 위험이 닥치자 생필품을 사재기했다. 나만 먹고, 나만 살자는 이기적인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과연 이게 선진국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런가 하면 그들이 그토록 무시했던 동양, 아시아 국가에서 사재기를 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서구의 민낯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문화적 상대성으로 스스로 움츠려들지 않았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무엇이 발전된 국가의 모습인가? 적극적이고 투명한 방역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은 국가, 환자에게 헌신적인 의료인, 또 국가적 위기에 함께 동참하는 국민들… 이게 선진국이고 문화국가의 모습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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