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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대학 설립 지켜낼 수 있을까
공공의료대학 설립 지켜낼 수 있을까
  • 기고
  • 승인 2020.04.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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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맞아 전국에서 눈독 들이며 유치 공약 내세워
주호종 전북대 교수
주호종 전북대 교수

세계 2차 대전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이번 코로나19 전염병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상황에 병의 정체가 아직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정부가 어느 국가보다 방역체제를 잘 가동했고, 국민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기에, 이 위기의 시대를 잘 이겨내면 국가의 위상은 더 높아지고 국민 사기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는 갖는다.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는 모르겠으나, 공공의료의 한계와 방역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준 소위 선진국뿐 아니라, 비교적 자신감을 가진 우리 정부와 의료계도 모두 공공의료체제 개혁에 나설 것은 틀림없다.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조차 시민들은 중세흑사병의 시대와 별로 다름이 없는 공포를 거리에 버려지는 주검 속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서남대의대 폐교 후 바로 공공의료대학을 설립하지 못한 사실은 남원뿐 아니라 전북발전을 위해 뼈아픈 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의료 의대가 출발했다면, 이를 기반으로 백신연구소 등 공공의료 사업영역의 다양한 확장기회를 맞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사업 확대는커녕, 오히려 서남대 의대정원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의대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하는 형편이 되었다.

2017년 서남대가 폐교되고, 2018년 49명의 의대 정원이 전북대와 원광대에 일단 이관되면서 논의가 진전된 공공의대 설립이 무산된 것은 의협 등 의료단체가 반대한 이유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6년제 의대를 주장하는 보건복지부와,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을 주장하는 기재부 등의 논란을 거시적 안목으로 조정하면서, 야당까지 포함한 정치권을 설득하지 못한 전북 정치권의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2018년 그 당시 정부당국에서는 2022년 혹은 23년 개교목표를 제시하고 있었는데, 이런 구체적 일정을 가진 사업조차 우리 전북의 정치권은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무르익을 대로 익은 과일을 제때에 따지 못한 결과, 현재의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간다. 코로나 시국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공공의료원과 의과대학의 설립은 전국의 국회의원 후보들이 경쟁하듯 제시하는 공약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전남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민생당 후보는 국립 목포대 의과대학 및 병원유치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49명 정원”의 목포대 의과대학과 500병상의 병원설립을 통해 명품교육특구를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는 향후 2조4,000억의 생산효과와 2만3,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원숫자로 보아, 기존서남대 정원을 그대로 가져겠다는 선언적 공약으로 보인다.

최근 무등일보는 (2020. 3월 30일자) “그동안 '호남권 의과대학'은 전남과 전북이 경쟁을 벌였고, 전남에서는 또 다시 동부권과 서부권의 유치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 의대가 지난 2017년 부실을 이유로 폐교되면서 .... 이 지역 현역인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에 나섰지만 야당 반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보도했다. 자신들은 야당반대를 극복할 자신을 가지고 노리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공의료대학을 노리는 것은 전남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경남 창원·성산지역 후보는 창원대학교에, 경북 안동지역 후보는 안동대학에 공공의료원과 의과대학유치를 내세웠다. 포항시는 완공된 방사광가속기 클러스터에 의과대학을 설립해서 바이오 산업을 키우겠다고 나섰다. 바야흐로 공공의료시스템이 문제되는 시기에 전국에서 나선 것이니, 남원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공공의료 대학과 그 부수사업을 전국지자체에서 마치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탐을 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의대정원은 그렇게 쉽게 늘리지 못한다. 여기에 우리 전북도민의 걱정이 있다.

선거의 공약은 空約일 수도 있으나 의대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지역주민들이 서남대 의대의 기득권을 기꺼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남원 설치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을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무등일보 보도대로라면 우리는 당장 전남을 설득해야하고, 경남북 야당의원들의 이해를 구해야한다. 지난 2018년 4월, 설립계획을 발표한 후 부지를 선정했고, 이미 토지보상을 절반이상 진행한 상황이었던 사실을 상기하면, 뜨거울 때 쇠를 두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이래서 커지는 것이다. 있는 것도 지켜내지 못하고, 주어진 것도 제 때에 얻어내지 못한 아쉬움을 전북 정치권은 심각하게 반성하면서 실현시킬 능력을 보여야한다.

공공의료원과 의과대학 설립문제는 정치권을 설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 교육부, 보건복지부, 기재부 등 전 부서의 조율을 거쳐야한다. 비단 의대문제뿐 아니라, 군산 현대 중공업, 새만금 지역 사업 등 전북 현안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사고하여, 통합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큰 인물이 늘어나는 총선이 되기를 전북은 기대한다.

/주호종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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