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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고향의 봄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고향의 봄
  • 기고
  • 승인 2020.04.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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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산골이었지요. 봄이 오면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꽃이 피는 두메였지요. 신작로에서 한식경 걸어야 찾아갈 수 있는 곳이었지요. 그런 고향이 꿈엔들 잊힐 리 없지요. 화엄사 각황전 모퉁이 매화가 붉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 해째 벼르기만 하고 미처 못 본 꽃, 붉다 못해 검다는 흑매화 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절 못미처 어느 동네가 꼭 내 고향만 같았습니다. 노랑 산수유 하양 매화 막 벙글기 시작한 발그레 벚꽃이 울긋불긋, 꿈속 같았습니다.

언제라도 그립고 다정하고 안타까운 곳이 고향이지요. 내 태를 묻은 곳, 뼈를 키우고 살을 올린 고향은 시간이며 공간이며 마음이지요.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한 곳이지요. 눈 감으면 아련한 고향이 있는 것만으로 복을 받은 것입니다. 흑매화는 뒷전이었습니다. 이미 안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처럼 희미한 내 고향에도 봄이 당도했을 테지요. 매서운 겨울에 봄이 더 기다려지듯, 고달플수록 고향이 더 그립지요.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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