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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일제강점기 수탈 학술조사 첫 대상지로 정읍 선정
문화재청, 일제강점기 수탈 학술조사 첫 대상지로 정읍 선정
  • 백세종
  • 승인 2020.04.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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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화호리 마을 조사
이곳서 생산된 쌀 군산항으로 보급창 역할
일본인 농장주, 이영춘 박사 치료소 등 건물 남아
일제강점기에 화호리 마을에서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 농장주 다우에가 살던 가옥. (해방 후 화호우체국, 현재 멸실됨)
일제강점기에 화호리 마을에서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 농장주 다우에가 살던 가옥. (해방 후 화호우체국, 현재 멸실됨)

일제강점기 근대역사공간에 대한 문화재청의 학술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첫 조사 대상지역으로 우리 쌀 수탈의 보급원이라는 아픔을 간직한 정읍지역이 선정됐다.

문화재청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오춘영)는 이달부터 일제강점기 경제 수탈과 관련한 건축과 인문환경 학술조사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연구소는 첫 번째 대상 지역으로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한 정읍시 신태인면 화호리마을을 선정했다.

정읍시 신태인면 화호리 일대는 옛부터 마을 주변에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어 먹을 것이 풍부하였으며, 정읍과 김제, 부안으로 가는 교통의 요지인 곳이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일제 경제 수탈 정책에 의해 다수의 일본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하여 대규모 농장을 세웠으며, 군산항을 통해 이곳에서 생산된 막대한 양의 쌀을 일본으로 유출하는 수탈의 역사가 서린 곳이 됐다.

현재 화호리에는 일제강점기에 이 일대에서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 농장주 구마모토 리헤이와 다우에 타로, 니시무라 타모츠,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1903~1980)와 관련된 가옥과 창고, 당시 사용하던 사무소, 병원 등 당대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 박사가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소작농들을 치료하던 구 화호자혜 진료소.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 박사가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소작농들을 치료하던 구 화호자혜 진료소.

이 박사는 일제의 수탈로 고통당하는 한국 소작농의 치료에 일생을 바친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소는 이들 건축물들의 보존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어 미래세대 역사교육을 위한 자료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첫 조사 대상지 선정이유를 밝혔다.

연구소는 앞으로 2년 동안 전라북도, 정읍시와 협력해 화호리 근대역사공간을 건축, 조경, 농업, 인문, 민속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종합학술연구를 진행하고, 내년에 결과물을 연구보고서로 공개해 전북지역 농촌수탈사에 대한 교육과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과거 전북대학교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부분 구술이나 기록에 의존한 무형 조사였고 유형 조사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 할수 있다”며 “현재 해당 지역에 15개 정도의 건축물이 있는데, 개인 사유지이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실위험이 높아 첫 조사 대상지로 정읍을 선정하게 됐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정책을 지자체와 정부가 이끌어 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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