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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
  • 김영곤
  • 승인 2020.04.07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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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논설위원

며칠 전 5선 고지에 나란히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와 주호영 후보가 때아닌 대권경쟁에 휘말렸다. 대구 수성 갑에서 맞붙은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번 총선에서 이기면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다며 속내를 내비치면서다. 물론 맞불작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총선 방정식 대로라면 박빙 승부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된 ‘노이즈 마케팅’ 이다.

흔히 광고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노이즈 마케팅’. 의도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켜 주목을 끈 뒤 단시간에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다. 정치권에서도 종종 쓰인다. 선거 흐름이 본인 의도대로 되지 않을 때 이 카드를 빼들어 유권자의 관심을 확 끌어 올린다. ‘양날의 검’ 인 지라 자칫 잘못하면 부정적 이미지만 심어주는 역효과도 발생한다.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2일 시작되면서 난데없이 ‘전주시 청사’ 이전을 놓고 찬반논란이 불붙었다. 먼저 정동영 후보가 본인 지역구에 있는 전주생명과학고 부지로 시청을 옮기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마자 이 학교 운영위와 비대위가 회견을 갖고 “선거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발표된 공약이다.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사과하라”며 몰아세웠다. 일부 주민들은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며 찬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의도했든 안했든 결과만 놓고 보면 정 후보의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선거공약은 유권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보편성의 가치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다소 생뚱맞고 졸속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그런 이유다. 판세가 불리한 데다 소속정당에 대한 이미지도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가 불거져 오해받기 십상이다. 이를 두고 시청에선 총선 국면이라 논란을 피하려고 애써 말은 아끼지만 표정은 떨떠름하다.

‘노른 자위’ 대한방직 개발을 둘러싼 공약논쟁도 뜨겁다. 관할 지역구인 전주 을에 출마한 후보마다 제각각 상생융합 도시청사와 최첨단 도심산단을 만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서울 코엑스 같은 복합 문화공간 공약도 눈에 띈다. 그들은 한결같이 “전주의 랜드마크 후보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개발하면 시민들 삶의 질 뿐 아니라 전주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성 여부는 뒷전인 채 ‘아니면 말고’식의 다분히 득표만 의식한 공약을 발표함으로써 유권자의 혼란만 부채질한다. 대한방직 터는 엄연히 사유지인 데다 구체적 개발계획이 이미 인허가 단계에서 심의 중이다.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폭발성이 큰 이슈인 만큼 거론할수록 존재감이 커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술 더 뜬다.

그렇지만 나중에 뒷감당도 못하면서 ‘뜬구름’ 잡는 선심성 공약(空約)을 남발하면 후보의 이미지만 깎아내린다는 점이 ‘노이즈 마케팅’의 치명적인 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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