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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현대 수묵운동의 주역, 송수남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현대 수묵운동의 주역, 송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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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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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송수남 작품 ‘붓의 놀림’.
화가 송수남 작품 ‘붓의 놀림’.

남천 송수남은 1980년대에 일어난 수묵화운동의 주역으로서 현대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본질적 문제의식을 두고 고민하면서 작업을 하고 그 뜻을 펼쳐 오늘의 한국화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먹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전통적 기반이 강한 장르에서 어떻게 국제적인 무대에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한 몸부림이 그가 남긴 글과 작품 속에 묻어 있다.

그가 쓴 ‘1980년대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한국 현대수묵전>을 시작으로 하여 <오늘의 전통회화 ’81전>, <‘82 전통회화전>, <’83 한국화, 오늘의 상황전>, <‘84 한국화 단면전>, <’85 한국화 동향전> 등을 열어 왔다. 또 한편으로 <‘82 오늘의 수묵화전>, <’83 수묵의 현상전>, <‘84 한국 현대수묵전> 등의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된 수묵전이 개최되어 왔다.

…이렇게 시작된 몸부림이 이제는 어느덧 하나의 물결을 이루면서 1980년대를 도도히 흘러내리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 그동안 무책임했던 작가들의 역사의식 속에서 진정한 전통정신을 잃었던 때가 있었다. 상업주의와 안일한 권위의식 속에서 창작의 순결을 잃었던 순간들이었다. 이것이 우리를 빈곤하게 만들었고 한국화의 존재가치마저 의심하도록 한 것이다.

1980년대 한국화 수묵운동을 일으켰던 화가 송수남
1980년대 한국화 수묵운동을 일으켰던 화가 송수남

그러나 우리는 확연히 깨닫고 있다.

종이와 먹- 그 자체가 이미 더할 나위 없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정신이며, 우리 삶의 진정한 모습- 그 자체를 애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구원이며, 우리 시대의 왕성한 활력- 그것을 형성해 가는 것이 우리의 표현이며, 우리 자연과의 끊임없는 대화- 그것이 우리의 심성이며, 우리 정신의 현대적 전개- 그것이 미래를 예견하는 우리의 역사의식이며, 더 이상 누구도 우리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시대 한국화의 또 하나의 자존심인 것을 우리는 깨닫고 있다.” (송수남, 한국화의 길, 미진사)

전주에 화실을 짓고 만년을 지내려던 그의 뜻은 갑작스러운 타계로 좌절됐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글과 작품 속에서 그의 뜻이 현대 한국화 속에서 승계됨을 느낄 수 있다. 전통적 소재나 형식에 구애되기 쉬운 장르를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는데 크게 기여한 그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변해야 살 수 있는 것이고, 문제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우리의 혼과 정신을 지키고 빛낼 수 있는 방향으로 매일 변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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