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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슈팅걸스’] 지금 삼례여중 축구부는 없지만 그날의 감동 전해졌다
[리뷰-영화 ‘슈팅걸스’] 지금 삼례여중 축구부는 없지만 그날의 감동 전해졌다
  • 최정규
  • 승인 2020.05.14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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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여중 축구부의 의지와 감동적 이야기 담기에 충분
슬픈 가족사 안고 있지만 축구가 좋다는 이유로 뭉쳐
부상자 속출 속 우승 위해 달려가는 학생들의 감동 이야기
삼례여중 축구부 선수들과 감독이 “삼례여중! 어이! 디지게들 뛰자고!”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영화 '슈팅걸스' 한 장면. 사진제공= 영화사 오원.
삼례여중 축구부 선수들과 감독이 “삼례여중! 어이! 디지게들 뛰자고!”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영화 '슈팅걸스' 한 장면. 사진제공= 영화사 오원.

왕년에 잘 나가던 축구 감독이던 김수철(배우 정웅인)은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로 방황한다. 삼례여중 축구부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어린 딸 치료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유지하는 직업일 뿐이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에게 달리기만 시킬 뿐 특별한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 학생들도 축구화 밑창이 떨어져 나가 본드로 붙여가며 축구를 하는 모습은 선수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축구를 해왔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매번 연습경기에서 6대 0의 패배. 돌아오는건 투자자와 학부모의 질책. 김 감독을 믿지 못해 떠나가는 선수들. 결국 김 감독은 사직서를 제출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어린 선수들은 김 감독을 믿고 따른다.

그 순간 김 감독은 이미 숨진 부인이 사진 속 남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아요”라는 내용을 보고 다시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잠시 팀을 떠났던 선수들도 하나 둘 팀에 합류했고,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여중부에 출전할 수 있는 13명의 팀을 만든다.

매번 패배를 하던 팀은 이 대회에서 승리하며, 매 경기 기적을 연출한다. 마치 2002년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경기를 이끌던 시절 대한민국을 보는 듯 했다. 한경기, 한경기 치룰 때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 결과 결승전에서 교체할 선수가 없었다. 김 감독이 기권을 고민할 때 선수들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며 경기를 계속한다. 이때 선수들과 감독은 둥글게 모여 “삼례여중! 어이! 디지게들 뛰자고!”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응원한다. 기적의 역전골을 만드는 순간을 마치 사진을 찍는 듯한 연출을 보이며 영광의 순간을 사진이라는 기록으로 남기는 듯한 기분을 준다.

영화 ‘슈팅걸스’는 삼례여중 축구부가 2009년 8월 ‘여왕기 전국종별여자축구대회’(이하 여왕기) 중등부에서 우승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당시 전국 최약체로 평가받던 삼례여중 축구부는 고(故) 김수철 감독의 헌신적 지도로 전국 강호들을 물리치고 정상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다. 삼례여중은 2009년 8월 23일 경남 함안에서 열린 여왕기 중등부 결승에서 인천 가정여중을 2-1로 누르고 우승했다.

당시 여왕기 대회에서 최빛나는 최우수선수상, 최윤희는 골키퍼상, 윤혜리(이상 3학년)는 수비상, 김수철 감독(당시 50세)은 감독상을 받았다.

지난 2000년 4월 전북 최초로 삼례여중에 여자 축구팀을 창단한 김 감독은 10년 만에 시합 참가 자격이 있는 선수 13명(이중 2명은 신입생)을 데리고 여왕기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궜다. 대부분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선수들은 학교 맨땅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이런 상황 속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만든 삼례여중 축구부는 이제는 볼 수 없다. 지난 3월 삼례여중이 축구부를 폐지해서다.

영화를 관람한 송모씨(50·여)는 “영화의 완성도 등을 따지지 않아도 꿈을 위해 달려왔던 학생들의 이야기에 가슴 뭉클해졌다”면서 “다만, 이들의 영광을 앞으로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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