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6-05 18:00 (금)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찔레꽃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찔레꽃
  • 기고
  • 승인 2020.05.19 20: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래마다 잘 어울리는 가수가 따로 있지요.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노래가 되어버리기도 하지요. 시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던가요, ‘봄날은 간다’는 서른 명도 넘는 가수가 불렀다고 합니다. 음색도 리듬도 창법도 다른, 서른 몇 개의 봄날이 갑니다.

가시가 찔러서 ‘찔레’랍니다. 백난아의 ‘찔레꽃’은 1941년에 만들어졌답니다. 양지바른 돌무더기나 개울가 무넘기에 잘 자란다는 찔레꽃, 야장미(野薔薇)라고도 하지요. 꽃잎을 따먹고 또 연한 순을 꺾어 껍질을 벗겨 먹던, 배고픔이 먼저 생각나는 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모내기 철 가뭄을 ‘찔레꽃 가뭄’이라고 한다지요. ‘찔레꽃’도 여러 버전으로 변주되었습니다. 가방끈이 짧아서 직접 쓰지는 못해도 시(詩)를 즐겨 부른다는 장사익과 이원수의 동시를 개사해 부른 이연실의 ‘찔레꽃’이 유독 따끔거립니다. 카센터 직원이었다는, 부러 다방 레지도 해봤다는, 두 사람 모두 인생을 배우고 난 후에 불러서일 겁니다. 탕약처럼 쓰다는 노래 ‘찔레꽃’이 콕콕 가슴을 찌릅니다. 찔레꽃은 희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물그늘 2020-05-21 17:55:50
5월의 향기가 슬몃 스며드는 날엔
들장미 찔레꽃이 하늘거립니다
어릴 땐 친구들과 연한 달큰한 찔레순을
벗겨 먹기도 했지요
찔레는 '가시가 찌른다'는 뜻으로
아픔, 그리움, 슬픔이 잘 어울리는 꽃입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 중략 ...........
아! 노래하며 울었지
아! 춤추며 울었지
아! 당신은 찔레꽃

하얀 마고자를 입고 절절하게 부르는
장사익의 ''찔레꽃''은
살갗 뚫고 나온 가시의 아픔처럼
알슬게 다가오는 꽃내음처럼
울큰 눈물짓게 만드네요
''찔레꽃'' 노래는 왜그리 다 슬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