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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
집단면역
  • 박인환
  • 승인 2020.05.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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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논설고문

면역(免疫)은 외부에서 병원체가 들어오면 인체가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체를 죽이는 현상이다. 병에 걸리기 전에 인위적으로 항체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백신을 주입하는 예방접종이다. 면역의 개념을 집단으로 확대 적용시킨 방법이 ‘집단면역’이다. 한 집단에서 일정 비율 이상이 감염병에 걸리면 집단 전체가 감염병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돼 감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게 되거나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발원된 코로나19가 올들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사태 초기부터 국경 봉쇄를 비롯 이동 제한, 거리 두기, 학교 휴교, 영업 정지 등 강력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영국과 스웨덴은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만큼 스스로 병을 이겨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의 집단면역 추진인 셈이다.

영국은 무모하다는 여론에 따라 봉쇄령을 내리는 등 정책을 바꿨다. 하지만 스웨덴은 공개적으로 천명은 하지 않았지만 집단면역을 계속 밀어 부쳤다. 강력한 봉쇄정책을 취한 다른 유럽 여러 국가와 달리 대부분의 쇼핑몰과 레스토랑, 헬스클럽 등은 문을 열고, 중학교 이하 학교는 휴교하지 않았다. 50인 이상 집회 금지, 가능하면 재택근무 등과 같은 느슨한 통제로 ‘ 일상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정책’을 펼치며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지난 3∼4개월 동안의 집단면역 선택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까지 코로나19 환자 3만2000여명 발생에 3천800여명이 숨져 치명률이 12.0%에 이른다. 이웃 국가인 덴마크의 치명률 5.6%, 노르웨이의 2.8% 보다 최고 4배 이상 높다. 특히 항체검사 결과 항체 보유비율이 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스웨덴이 값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 절하할 정도다.

집단면역은 전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감염될 때 생긴다. 스웨덴의 경우 항체 보유자가 60%에 도달하려면 치사율로 따져 환자 600만명 발생에 72만명이 사망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희생을 치러야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경우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해도 항체가 제 구실을 못할 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항체가 생겨도 또 병에 걸릴 수가 있다는 얘기다. 국민생명을 담보로 하는 스웨덴 식의 집단면역은 너무 잔인한 실험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거리두기와 손 씻기의 생활화등 개인 방역을 준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율적일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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