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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간송미술관의 금동불상 경매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간송미술관의 금동불상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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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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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점.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 모으고 지켜온 유물이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점.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 모으고 지켜온 유물이 나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간송미술관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놨으나 유찰이 되었다. 2013년 무렵부터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커져 소장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 전형필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자행되던 문화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사재를 털어 수집을 시작한 것이 그 모태가 되었다. 조선의 혼을 지키고자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유물들을 챙겼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을 보면 후일 국보가 된 ‘금동 계미명 삼존불’을 당시 기와집 80채 값을 주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희귀한 고구려 불상이었고, 자칫 일본으로의 반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34년에는 일본에 가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30점이 담긴 화첩을 흥정하여 구입해온다. 그 덕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혜원의 ‘월하정인’, ‘상춘야흥’ 같은 명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 나온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은 각 15억 원에 나왔으나,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회의 후원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탓인지 유찰되었고, 한편으로는 간송 전형필이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으고 지켜온 유물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데에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충격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문화 예술은 당대의 정신적 영혼과 같은 것이다. 요즈음 같이 미술품을 장식적 상품 정도로 여기는 추세는 현대인의 영혼이 그만큼 저열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고뇌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문화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만 꽃피우기 마련이다.

시대가 변화해도 과거의 찬란했던 정신성을 반영하는 유물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 속에서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불상의 한국적 조형성이 완성되던 삼국시대, 통일 신라의 모습은 바로 1500여 년 전의 우리들 모습이었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중이다.

아무튼 간송 전형필이 구축해 낸 간송미술관이 더 이상의 손실 없이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지켜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두 점의 유물을 내놓은 것은 사실 간송 선생의 뜻을 크게 해치는 충격이 되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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