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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고3생들
불운의 고3생들
  • 박인환
  • 승인 2020.06.0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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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논설고문

코로나19 사태로 다섯 차례의 연기 끝에 지난달 20일 고3생들이 당초 개학 예정일을 80일이나 넘겨 등교한 뒤 열흘이 지나 벌써 6월을 맞았다. 1학기 절반 넘게 지난 셈이다. 예년 같으면 벌써 중간고사를 끝내고 이미 치른 모의고사 성적등을 토대로 대입에서 수시나 정시 모집 선택을 위한 진학 상담 등으로 한창 바빠야 할 시기인데도 비교할 자료가 없다보니 자신의 실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월 들어서 부터는 그동안 못치른 각종시험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중간고사를 비롯 전국 단위 학력평가와 수능 모의평가 등을 치러야 한다. 수능도 12월 3일로 연기돼 추위속 시험이 우려된다. 이같은 촉박한 일정 속에 동아리 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한다.

대입 일정이 이처럼 헝클어지다 보니 고3생들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입시정보가 아닌 고3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학기의 절반 이상을 날려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온라인 강의를 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면수업보다 학습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개학 후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도 못하고 있다. 이미 고교과정을 한번 끝마친 재수생들에게 절대 유리해진 전형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입 환경이다. 현재 고3생들이 체계적인 수능준비 등의 어려움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수생 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니 현재 대학을 다니며 대입 재도전을 노리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들의 수도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고3생들에게는 경쟁자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지금 고3생들은 한국 축구가 세계 4강에 올라 온 국민을 열광시킨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태어났다. 천재지변이 아닌 질병으로 대입일정이 엉망으로 된 초유의 사태를 겪는 세대다. 올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들의 ‘불운’이 국민들의 마음을 안쓰럽게 하고 있다. 이들은 중 1년때 처음으로 ‘자유 학기제’를 경험하기도 했다. 1∼2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을 듣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제도의 첫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었다. 내년에는 개정 교과로 수능 평가방식이 달라진다. 올해 입시에 실패해 내년에 재수를 선택하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상이다.

대학입시는 고3 학생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올해 고3생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재수생에 뒤처진게 사실이다. 교육부는 비교과활동 반영 비율 조정 등 평가제도를 유연하게 바꿔 현 고3 학생들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등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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