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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 (하) 문제점과 대책
사라지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 (하) 문제점과 대책
  • 엄승현
  • 승인 2020.06.04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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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 신상노출로 쉽게 신고 못 해
전문가 “피해자 중심의 인식 강화 및 관련 교육 개선 해야”
이미지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그루밍 상태가 이어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해자가 된다.

이미 온라인에 확산된 이후에서야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신고를 하게 되지만 쉽게 삭제되지 않는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발표한 ‘디지털 성폭력 피해지원 안내서’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신고 3251건 중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디지털 성폭력이 773건(23.8%)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친밀한 관계나 약점을 쥔 가해자를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

최근 문제가 됐던 아동 성 착취 영상 제작 사건인 N번방 사건 역시 피해자의 어린 나이와 금전 문제 등을 이용한 친밀함 속에 범죄를 저질렀다. 오랜 기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피해신고는 한참이 지난 뒤였다.

특히 이러한 그루밍에 의한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 신상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피해자들에게 더욱 심각한 상처를 남긴다.

실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지원한 총 2만 8879건의 피해 촬영물 삭제 건 중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6700건으로 23.2%에 달한다.

이러한 그루밍과 신상 유출 등으로 인해 피해자는 촬영 및 유포에 대한 분노, 두려움과 공포, 불안 등의 심리적 피해를 경험하고 피해 영상에 대한 재유포 위험으로 인한 좌절감에서 오는 심리적 상처와 위축까지 겪게 된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가해자 처벌 강화보다는 피해자 중심의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봉귀숙 익산여성의전화 대표는 “피해자가 오랜 시간 그루밍에 노출되어 있다가 마음의 혼란이 생겨 괴로울 때 혹은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주변에 있는 공적 기관에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학부모나 학교 등에서 피해자가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은 2차 가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가해자의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를 피해자로서 숨게 만드는 것이 아닌 당당하게 할 수 있는 피해자 중심의 역량 강화 및 관련 교육도 현실에 맞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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