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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한 민주당 경쟁 없이 대충 가자는 것인가
압승한 민주당 경쟁 없이 대충 가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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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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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4·15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이젠 당내 정치리더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8월말 전당대회를 앞둔 시도별 전당대회와, 내달 후반기 지방의회 원 구성 모두 지역의 리더를 선출하는 중요한 정치이벤트다.

임기 2년의 시·도당 위원장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물론 2022년 대통령 후보 경선과 지방선거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자리다. 지역조직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라서 당권 대권주자들의 ‘러브 콜’도 주목된다.

그런데 전북에선 지역정치를 대변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도당 위원장을 놓고 합의 추대 운운 하고 있다. 경선을 치르면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것인데, 압도적 지지를 받은 집권 여당으로선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전북도당 위원장 경선은 전 도민이 하는 것도 아니고 전 당원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지역 대의원(50%·현장투표)과 권리당원(50%·자동응답전화 투표)의 참여로 결정된다. 때문에 축제 분위기로 이끌 수도 있다. 왜 분열만 생각하는가.

다른 하나는 상황논리다. 전북은 지금 나약한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정치역량에 반신반의하는 정서가 많다. 중앙당 내 존재감이 흐릿하고 전남 광주에 비해서도 정치역량이 약하다. 경우에 따라선 중앙당에 눈을 부라려야 할 때도 있고 전북몫을 찾기 위해 전남 광주와 대립각을 곧추세워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온실 속의 화초나 마찬가지인, 합의 추대된 도당 책임자가 과연 저항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는 경쟁은 곧 힘이라는 사실이다. 경선을 하게 되면 정책구상을 발표하게 되고 지역발전과 도민이익 관련 정견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경쟁을 통해 선출된 도당위원장은 중앙당과 정부, 청와대에 이른바 말발이 서고 도당위원장 개인적으로도 정치적 자산을 키울 수 있다. 출마의사를 밝힌 이상직 김성주 의원뿐 아니라 누구든 경쟁할 때 전북의 정치역량도 강화된다.

다른 시도당위원장 선거가 경쟁구도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서울시당, 경기도당은 3선과 재선, 인천시당은 재선 의원끼리,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은 재선과 초선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럴진대 왜 전북만 합의 추대 운운 하는가.

합의 추대는 국회의원 숫자가 적거나 정치력이 약할 때 쓰는 방법이다. 압승한 민주당이 경선을 놔두고 추대 운운 하는 건 확장이 아닌 위축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더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후반 2년씩 나눠먹기 구상은 최악의 카드다.

지방의회도 다음달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시끄럽다. 중앙당 지침을 근거로 인위적 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민주당이 개입해서 특정인을 노른자위 자리에 앉히는 행태다. 나눠먹기, 할당제, 낙하산 등 짬짜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당 독주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북도의회 의석 39석 중 36석(92%)이 민주당 소속이고, 시군의회 역시 민주당 판이다.

지방의회에 맡겨 두면 될 일을 자기 입맛에 맞게 진용을 짜려는 수작이겠는데 이는 곧 의장단을 하수인으로 만들고 자치정신에도 어긋나는 개입이다.

도의회 의장은 매월 500만원 선, 부의장은 250만원, 상임위원장은 15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쓴다. 지역정치를 움직이는 노른자위 자리다. 시민세금으로 수천만원대 연봉에다 수백만원대 활동비를 받아 쓰는 시민대표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중앙당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지방의원 스스로도 외세(?)에 의지해선 안된다. 당을 끌어들여 감투를 쓰려는 지방의원은 배척 1순위로 삼아야 옳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데 누가 이걸 지켜 주겠는가.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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