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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는 세상에서 올곧게 자라길…청년식당은 그 출발점”
“편견 없는 세상에서 올곧게 자라길…청년식당은 그 출발점”
  • 송승욱
  • 승인 2020.06.29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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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퇴소 청소년들과 동고동락’ 안윤숙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
안윤숙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
안윤숙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합심해야 합니다. 특히 시설퇴소 아이들의 경우 편견을 가지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소중한 아이들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성장을 도와야 합니다.”

안윤숙(53) 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오랫동안 시설퇴소 아이들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추려는 노력을 해왔다. 공감이 이뤄져야 소통할 수 있고, 소통이 돼야 그들이 스스로 서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익산시 신동에 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와 시설퇴소 청소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청년식당이 문을 열었다. 안 이사장과 원광대학교 사회적경제연구센터(센터장 김흥주), 경기도 양주의 아동보호치료시설 나사로 청소년의 집, 시민단체 환경정의 등이 함께 뜻을 모으고 주위의 여럿이 힘을 보탠 결실이다.

안 이사장은 사실 연구자다. 그런 그가 직접 식당 문을 열게 된 것은, 직접 마주했던 아이들 때문이다.

그는 2012년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아동보호치료시설 입소 청소년들의 자립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의 시설퇴소 청소년을 만났다. 처음엔 아이들을 만나는 것 자체부터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을 소개시켜 주는 게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장애를 갖고 있거나 지능이 낮거나 부모가 없거나 오갈 데가 없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 속의 아이들이 많았다. 되돌아오는 길 기차 안에서 많이 울기도 했다.

“친구 집에 얹혀살다가 쫓겨난 아이, 방세가 없어 거리로 내몰린 아이, 돈 없어 끼니를 거르는 아이 등등 만날 때만다 5만원씩 손에 쥐어 보내곤 했지요. 원래 측은지심이 많은 편이기도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을 많이 했고, 첫 깃발을 꽂고 나면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고민 끝에 청소년자립학교를 세웠고 이내 청년식당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 익산시 모현동에 자리 잡은 청소년자립학교는 인문사회·인성·학력 등 기초역량 강화, 진로교육, 사회성 향상 등에 중점을 두고 있고, 청년식당은 자립학교와 셰어하우스에서 동고동락하는 아이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안 이사장은 “사실은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 쉽지는 않다. 신뢰관계를 형성한다는 게 짧은 시간에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아이들은 오랜 호흡으로 기다려줘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주위에서 무대뽀란 말을 많이 듣지만 무슨 일이든 끝까지 책임은 꼭 진다. 우리 아이들은 물론 학교와 식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 앞에 있는 아이들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많은 아이들을 위해 좋은 자립모델이 만들어져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올곧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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