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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전북여행] 임실의 사람과 동물의 애틋한 이야기가 남겨져 있는 김개인 생가
[뚜벅뚜벅 전북여행] 임실의 사람과 동물의 애틋한 이야기가 남겨져 있는 김개인 생가
  • 기고
  • 승인 2020.07.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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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崔滋)는 고려 중기의 대학자로 `해동공자(海東孔子)`로까지 불린 문헌공(文憲公) 최충(崔沖)의 6대손입니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가집(家集) 10권, 속파한집(續破閑集) 3권, 최문충공가집, 삼도부 등이 남아 있는데요. 특히 그는 보한집을 통해서 문학의 본질이 무엇이고, 문인들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하며, 창조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합리적으로 설명, 분석해 놓아 현재 문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많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새로운 나라들이 세워지고 나서 한반도가 침략을 당한 것은 크게 원나라와 청나라 때였지요. 당시 주화론자와 척화론자들이 대척한 것은 같은데 청나라 때 남한산성에서 주화를 주장한 것은 최명길이었고 원나라 때 강화도에서 강화가 이루어지도록 주장한 사람이 최자입니다.

그가 쓴 보한집에서는 이야기가 하나 등장합니다. 고려시대 거령현(오늘날의 전라북도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에 살았던 김개인과 그의 개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동네잔치를 다녀오던 김개인이 술에 취해 오늘날 상리(上里) 부근의 풀밭에 잠들었는데, 때마침 들불이 일어나 김개인이 누워있는 곳까지 불이 번졌다고 합니다.

불이 계속 번져오는데도 김개인이 알아차리지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지 않자, 그가 기르던 개가 근처 개울에 뛰어들어 몸을 적신 다음 들불 위를 뒹굴어 불을 끄기 위해 반복한 끝에, 개는 죽고 말았으나 김개인은 살았다고 합니다. 한번쯤 들어봤던 주인을 지키는 의견 이야기이죠. 교과서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으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사실 주인을 충직한 개가 살던 곳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홍길동은 어디 출신인지 춘향이, 이몽룡은 실재 인물인지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처럼요.

자신을 살렸던 개와 나무의 이야기는 훗날 지방 고장의 이름이 되었는데요.
바로 지금의 임실 오수가 그곳입니다. 오수는 `개 오`(獒) 자와 `나무 수`(樹)를 합하여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설화 주인공으로만 여겨졌던 충견의 주인, 김개인은 실존 인물이기도 합니다.
김개인의 생가는 십이연주 고을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 장면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렇다면 실존 인물이기도 하고 이런 충견과 함께 지낸 주인이 살았던 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김개인의 생가지가 자리한 곳은 지사면입니다. 오수면의 예전 이름은 둔남면(屯南面)이었고, 1992년 8월 10일 오수면(獒樹面)으로 행정구역 명칭이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오수면은 조선시대에는 찰방역인 오수도(獒樹道)가 이 곳 오수리에 설치되어 11개의 역참을 관장했다고 하네요.

김개인의 생가지를 돌아보니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인간관계보다도 더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교감을 하면 인간보다도 더 큰 위안과 위로를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반려동물이죠.
요즘같이 반려동물시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설화가 주는 메시지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을 돈을 주고 사는 문화는 결국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이 훨씬 많이 늘어난 요즘 오수의견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임실군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휴머니즘을 부각해 충효의 고장임을 재조명하기 위해 2002년 김개인 생각을 복원했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려웠을 때 도와준 사람을 잊지 않는 것이 도의를 다하는 것이라고 하죠. 주인을 지키기 위해 제 몸을 던진 의견 또한 잊지 않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 거죠.

복원된 김개인 생가지를 돌아봅니다. 소박하지만 옛 가옥의 모습을 잘 복원해두었습니다. 이곳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오수의견이라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이야기를 접하니까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짧은 만남으로 끝난 의견과 김개인의 인연을 복원된 생가에서 잠시 회상해봅니다.
주인의 마당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개와 주인의 행복한 웃음이 그려지는 듯합니다.

김개인은 천 년 전 신라시대 때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곳 영천에 살았던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흉년에 버려진 개를 데려다가 키웠다는데 그 개는 김개인이 다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녔는데 결국 그 고마움을 몫 숨으로 대신하였던 것이라고 한 거죠.
이야기로만 전해든 던 의견 설화.
임실 오수에서 머리로 상상하고 눈으로 그려보며 의견설화를 다시 만나보세요.

/글·사진 = 박서영 (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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