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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후준비, 잘되고 계십니까?
아름다운 노후준비, 잘되고 계십니까?
  • 기고
  • 승인 2020.08.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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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인 요기베라가 한 말이다. 불과 한 세대전만 해도 은퇴는 끝을 의미했다. 20세에 학교 졸업후 직장에 들어갔고 60세에 은퇴하여 70세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퇴직금을 가지고 10년 노후생활을 준비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요기베라의 말대로 은퇴는 끝이 아니다. ‘노후’라는 또 한번의 기나긴 시합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율 7%~14%)로 진입한 이후 2018년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14%~20%)가 되었으며 2026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 초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과 약 26년만에 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약 100년, 일본만 하더라도 36년의 시간이 걸린 것을 보면 엄청난 속도다. 이에 비해 우리의 노후준비는 더디다. 선진국 고령층 가구 소득은 전체 평균의 79%~98%, 소비는 86%~101%로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삶의 질 유지하는데 반해 국내 고령층 가구의 소득·소비 수준은 전체 평균의 62% 및 64%에 불과하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가구의 60.5%가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노인빈곤률은 45.7% 수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수명 연장은 축복이자 동시에 위험요인이 된 셈이다.

노후를 설계하는데 있어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은 미리 챙겨둘 필요가 있다. 먼저, 연금 제도를 활용하여 평생소득원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 기초연금 및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의 3층 보장체계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그 실질 명목대체율이 평균 40%대에 불과하고, 기금소진으로 향후에는 소득보장 기능이 더 약화될 전망이므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 등을 촘촘하게 여러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적연금을 가입하는 경우 중도 인출은 가급적 피하고, 일시불이 아닌 연금으로 받는 것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연금의 경우 금융상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수료나 수익률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은퇴 이후 고정비용 지출은 큰 부담이 된다. 소비의 눈높이를 낮추고 부채비용 등은 미리 줄여 놓는 것이 좋다. 또 생애의료비의 절반정도가 65세 이후에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젊은 시절부터 보험상품을 통해 노후질병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잘 지키는 것만도 훌륭한 노후준비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금융이해력은 OECD가 정한 최소목표 수준보다도 낮고 노후소득을 위한 조급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어 고수익 투자권유에 매우 취약하다. 또 잔여투자기간이 짧아 손실발생시 회복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투자상품에는 투자를 삼가고, 특히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불법금융사기에도 평소에 관심을 두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돈이 행복한 노후의 전부 일수는 없다. 다만 소박하게나마 필요한만큼 준비하는 것은 행복한 노후준비의 첫걸음이다. 여기에 이제껏 나와 긴 여정을 함께한 가족, 어려울 때 힘이 된 친한 벗, 변해가는 계절을 음미하고 감사해 할 줄 아는 여유 등도 챙긴다면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노후가 아닐까?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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