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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재경 전북기업인] 김홍규 ㈜아신 회장
[다시 뛰는 재경 전북기업인] 김홍규 ㈜아신 회장
  • 김준호
  • 승인 2020.08.0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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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물류 혁신 이끈 ‘유통물류 개척·선구자’로 불려
국내 도매 물류 최강…연간 물동량 8000∼9000억 원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주택가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소형 점포는 1960∼70년대의 ‘동네 구멍가게’와 1980년대의 ‘슈퍼마켓’, 2000년대의 ‘편의점 및 할인마트’로 진화했다.

그 이면에는 새로운 유통시스템이 자리한다. 유통시스템이 바뀌면 그에 따라 소형 점포 형태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편의점 등장이다. 국내 유통물류 역사가 편의점 전과 후로 대별될 정도로, 혁신적인 유통물류 시스템이 이 시기에 도입됐다.

그 혁신을 이끈 인물이 유통물류기업 ㈜아신 김홍규 회장(72·김제·사진)이다.

지금은 보편화된 물류센터 기반 종합물류 시스템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 현재의 선진 물류시스템을 보급했다.

그는 처음부터 유통물류 전문가는 아니었다.

1980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낡은 화물트럭 5대로 운송업을 시작했다. 시장은 녹록치 않아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버거울 정도의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던 차에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우리보다 20여년 앞선 일본을 찾았다가 편의점을 경험했다. 매장은 다양한 제품이 깔끔하게 진열돼 있었고, 손님들은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점포 주인조차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물건이 뒤섞여 있고, 구석구석엔 재고 박스가 쌓여 있는 국내 동네 슈퍼와는 전혀 달랐다.

여기서 그는 매장보다 편의점 운영방식이 가능토록 한 배송시스템에 주목했다.

유통물류 전문업체가 제조사가 만든 수천 종류의 제품을 물류창고에 보관했다가 편의점에 필요한 수량을 원하는 시간에 공급해 주는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수십여 곳의 제조사 직원이 수시로 드나들며 박스 단위로 제품을 가져다 주고, 제조사의 일방적인 상품 공급으로 반품까지 떠넘기던 국내의 배달 체제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는 당시 국내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유통물류’로, 그가 조그마한 일본의 편의점 매장에서 찾아낸 미래 먹거리였다.

귀국 후, 1991년 서울 가락시장 인근에 30평 규모의 건물을 임대해 유통물류업을 시작했다. 국내 유통물류 산업의 출발이었다.

이후 국내 환경에 맞는 물류 시스템을 잇따라 개발하며 국내 유통시장을 선도했다.

국내 첫 도입한 JIT(Just In Time·무재고) 시스템를 비롯해 모든 상품을 입고에서 출고까지 파악해 오배송율 제로를 위한 디지털 피킹(Digital Picking)과 제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콜드체인(Cold Cchain) 시스템 등 새로운 유통·물류 융합시스템을 연달아 내놓았다.

유통과정에서 변질 우려가 있어 꺼려했던 삼각김밥이나 김치 등이 편의점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도 콜드체인 등 아신의 시스템 덕분이다.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한 아신의 배송시스템은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장점으로 대기업은 물론 일반 유통업체에 빠르게 전파되며 국내 유통물류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궤를 같이해 편의점 등 국내 소매점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가 유통물류 산업의 개척자이자 선구자, 국내 물류산업의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그 공로로 물류대상 대통령 표창과 업계 최초의 은탑산업 훈장 등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아신은 제조사 제품을 대기업 계열 편의점과 슈퍼마켓에 대신 배달하는 ‘3자 물류’와 제품을 직접 구입해 물류창고에 보관했다가 슈퍼마켓 등에 판매·배송하는 ‘도매물류’를 병행하고 있으며, 도매물류의 국내 최강이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아신을 통해 유통되는 연간 물동량은 8000억∼9000억 원 정도이며, 홈플러스와 이마트, GS리테일 등을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1000여 개의 나들가게와 동네 슈퍼에 납품하고 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3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1000여 명으로 늘었고, 물류거점은 서울물류센터에 이어 기흥센터, 남사센터로 확대됐다.

특히 그는 골목상권 살리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골목상권 살리기의 핵심은 가격경쟁력과 유통물류 시스템에 있다”면서 “아신의 물류시스템은 중소 제조기업과 골목상권을 살리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신의 물류시스템을 누구한테나 가르쳐 줄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유통물류 산업을 조금 더 발전시키고 싶은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앞으로 도매물류와 골목 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그는 골목상권 내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위해 10여년 간 정부와 국회 등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엔 중소기업청과 함께 아신의 물류시스템을 이용해 나들가게의 상품공급에 나서기도 했으며, 그해 정부로부터 나들가게 물류공급 업체로 지정됐다.

또한 ‘아신 스타일, 골목상권을 사로잡다’는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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