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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꿈꾼다
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꿈꾼다
  • 기고
  • 승인 2020.08.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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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재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박은재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백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는 철기시대를 넘어 플라스틱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쉽게 접하는 1회용 컵부터, 빨대, 비닐봉투, 식용기, 반도체, 자동차와 선박, 항공기 등의 내장재까지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없는 제품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편리하고 값싼 플라스틱의 홍수가 언제부턴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지구와 생명체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가 더 명확한 표현이겠다. 바다 거북의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있는 한 장의 사진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태평양에 플라스틱 섬을 만들고, 햇빛과 물에 의해 입자가 작아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을 거쳐 인간의 몸으로 섭취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현상을 반영한 질문에는 ‘이대로 괜찮지 않다’라는 답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듯, 전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관련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플라스틱제로 챌린지’,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어택’ 등의 운동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객리단길 내 카페들이 모여 ‘제로플라스틱전북-객리단길’ 운동을 작년부터 시작했다. 기존의 운동들과의 차이점은 참여한 카페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공유컵인 ‘턴(Turn)블러’를 만들어 포장 판매 시 운용하고, 상단의 뚜껑과 빨대는 옥수수전분 성분으로 제작된 생분해용기(PLA)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모든 플라스틱을 없앨 순 없지만, 1회용 플라스틱과는 자신있게 이별을 택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구역을 정해 연대해서 공유컵을 이용하는 전국 첫 사례다. 작년에는 18개 카페로 출발해서 폐업과 업태 변경 등으로 최종 9개 카페가 끝까지 참가했고, 올해는 이보다 1개 카페가 늘어 19개 카페가 참가해 현재 16개 카페가 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수와 매상이 줄어든 것에도 굴하지않고 매달마다 회의를 진행하며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머리를 맞대는 일명 섹시한 마인드의 소유자들이다.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 작년 한 해 1회용 플라스틱을 턴블러와 생분해용기로 대체한 것을 한 줄로 늘어놓기만 해도 약 43km에 달한다. 전주시청에서 군산시청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또 수원시와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우리지역의 사례를 활용해 (제로플라스틱전북-객리단길 사업을 참고했음을 명확히 하고) 수원 화성행궁 주변 카페들과 함께 같은 사업을 진행중이다. 더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어 부럽기도 하고 배도 아프지만 뭐 어떤가. 좋은 사례는 나눠야하고 확산이 되는 것은 기뻐해야 하는 거다.

일부 언론이 ‘코로나 여파 객리단길 다용도 공유컵 애물단지로 전락’같은 기사로 깎아내리는 어려움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과 매출은 줄어드는 상처를 입고도 좋은 일 하겠다는데 소금까지 뿌려서야 되겠는가? 언론이 더 좋은 사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작년 10월 21일자 전북일보 ‘불편하지만 환경이 먼저’ 기사가 ‘칭찬하는 언론, 칭찬받는 언론’의 좋은 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을 먼저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장 안전한 공유컵 소독제는 무엇일까?’, ‘개인컵(텀블러)을 더 활성화시킬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는 전북도와 전북지속협, 16개 카페 업주들이 있다. 따뜻한 시선과 응원이 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때다. /박은재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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